취업준비생 “바늘구멍 뚫어라” 스터디 카페모임 백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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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 대학들이 밀집해 있는 신촌의 한 스터디 카페. 일주일에 4~5번은 이곳에서 스터디 모임을 하고 있다는 대학생 이모씨(25·여)를 만났다. 이미 일찌감치 스터디 카페에 도착해 세 시간가량 토익 실전 대비 스터디를 했다는 그는 점심시간 직후인 1시부터 자기 스토리텔링 스터디를 시작한다고 했다.
이씨는 '남들만큼 스펙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난번 상반기 공채 때 쓴맛을 봤다. 자기소개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면서 '결국 최종면접에서도 자기소개서 관련 질문을 많이 했는데 할 이야기가 그렇게 많지 않아서 '자기 스토리텔링' 스터디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노래·성대모사·생활스터디 등 다.
25일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취업준비생들을 중심으로 스토리텔링, 스타일링 등 각양각색 스터디들이 주목받고 있다. 기업들 사이에서 이른바 학점, 어학점수, 자격증 등을 고루 갖춘 고스펙 지원자보다는 자기만의 이야기를 가진 다재다능한 인재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취업을 목표로 스터디를 하고있는 취업준비생 김씨(27) 역시 지난달부터 스타일링 체크스터디를 시작했다. 그는 '서류나 필기시험에서는 무난히 통과했는데 항상 면접만 보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나올 때가 많아요. 특히 면접관들이 별로 관심을 가져주지 않죠'라며 호감을 살 만한 인상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김씨가 하고 있는 스터디는 총 3개. 면접에 어울리는 얼굴과 태도, 옷까지 점검해보는 '스타일링 체크스터디'를 포함해 '카톡알람 및 생활스터디'(아침마다 팀원끼리 깨워주고 하루 일과를 서로 점검해주는 모임), '대기업 취업 면접 스터디'를 하고 있다. 3개월 전에는 단기간에 외국어 점수를 만들어야 해서 '밥터디' (팀원끼리 식사를 해결하며 하루종일 함께 공부하는 모임)도 했었다. 김씨는 '요즘에는 영어스터디나 전공스터디만 하지 않는다. 학점이나 어학점수는 이제 취업 기본 요건이 됐고 저마다 지원하는 회사나 직무에 맞는 스터디 한두 개쯤은 다 하고 있다'라며 '심지어 특기가 식상하다는 면접관 말을 듣고 독특한 장기를 만들려고 하다 보니까 마술스터디, 노래스터디 심지어 연기, 성대모사 스터디까지 알아봤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취업스터디룸도 덩달아 '인기' 스터디 전용 공간을 제공하는 '스터디 카페'도 성업 중이다. 이대 및 신촌일대에는 일반카페를 스터디 전용카페로 리모델링해 운영하고 있는 곳까지 수십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한 스터디 카페 관계자는 '룸 형태로 외부와 차단된 공간에서부터 노트북, 빔프로젝터, 각종 플레이어들을 통해 개인 프레젠테이션 연습도 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는 것은 기본'이라며 '요즘에는 취업준비생들의 요구에 맞춰 취업진로 컨설턴트 등 유명강사를 초청해 취업강좌도 열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스터디 카페는 '비즈니스문서 컨설턴트 양성과정', '동화구연지도자 자격증 대비', '전문비서 양성반', '경비지도사 자격증 취득 과정' 등 다양한 분야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을 마련해 취업준비생들을 상대로 영업하고 있다. 그중 이곳에서 타로카드 기본과정을 수강한 적이 있다는 대학생 박모씨(24·여)는 '창의적이고 튀는 인재를 선발하려는 기업의 요구에 맞추려다보니 별의별 스터디들이 넘쳐나고 있는 것 같지만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울며 겨자 먹기로 타로카드 기본 과정을 밟은 이유는 나중에 합숙면접 때 독특한 취미로 보여주기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gms@fnnews.com 고민서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