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9일 발표한 '한국무역, 이제는 소프트파워다-Made in Korea에서 Korean Made로' 보고서에서 '창조경제·감성사회로의 패러다임 변화, 문화력 증대화, 글로벌화 진전 등 대외여견 변화에 따라 개인의 창의성이 강조된 제품 이미지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양(量)'과 '질(質)'의 경쟁에서 욕구에 부응하기 위한 '격(格)'의 경쟁으로 변화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제품과 서비스가 갖고 있는 문화적 가치가 중요한 경쟁요소로 부각됐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실제로 다우존스 럭셔리지수 등 격을 나타내는 새로운 패러다임 지수도 개발돼 활용되고 있다. 럭셔리 지수 등은 유로존 재정위기와 선진국 경제부진 등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뒤늦은 산업화로 선진국 대비 높은 원산지 효과를 달성하기 힘들 뿐 아니라 주력 품목의 해외생산 비중 확대 등으로 'Made in Korea' 이미지 제고 노력이 한계를 보일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Korean Made'로의 전환을 통해 이미지 제고 효과를 달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간 '물(物)' 중심이었던 산업·무역 등을 '인간' 중심 역사로 재해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조상현 연구위원은 '한국산 제품이 해외시장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술 및 품질개선 노력과 함께 개인의 창의성이 발현된 제품이라는 이미지 제고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Made in Korea 대신 Korean Made 쓰자
| 기사입력 2013-07-10 00:50 | 최종수정 2013-07-10 06:27
무역협회 국제무역원 제안
한국인이 창조·기획한 제품 부각
해외생산 늘면서 제조국가 무의미
사람 중심 소프트파워에 더 잘맞아
'디자인 바이 애플 인 캘리포니아(Design by Apple in Califonia)'.
애플의 아이패드나 아이폰 뒷면에 있는 독특한 제조자·지역 표기다. 제작사인 애플을 제조 지역인 캘리포니아보다 앞에 넣어 창조적인 애플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한국산 제품도 이런 형태의 표기를 해야 한다고 한국무역협회가 9일 제안했다. '메이드인 코리아(Made in Korea)' 대신 '코리안 메이드(Korean Made)'를 쓰자는 것이다. '한국산' 대신 '한국 사람이 기획·창조해 낸 제품'이란 점을 부각하자는 의도다.
기존 방식은 이미 독보적인 제품 이미지를 구축한 선진국에 더 어울리는 표기라는 것이 무협 국제무역연구원의 분석이다. 예컨대 독일의 자동차나 프랑스의 패션, 이탈리아의 가구라면 '메이드인 프랑스' 식의 표기가 아쉬울 게 없다는 것이다. 미국도 '메이드인 USA'를 써도 손해 볼 게 없다.
하지만 한국은 다르다. 산업화에 늦어 지역 중심의 표기 방식으로는 남들보다 나아 보일 게 없다는 분석이다. 조상현 무협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리안 메이드'로 하면 물건보다 사람이 중심이 돼 소프트파워 시대에 더 맞고, 창조성을 강조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이런 나라들이 여럿 있다. 모두 상대적으로 산업화가 늦어 제품 브랜드가 약한 곳이다. 캐나다는 '그레이트 캐나디안 메이드(Great Canadian Made Product)'라고 쓴다. 호주(Australian Made)도 같은 형태다. 시계 제조에선 이미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스위스마저도 최근 '스위스 매이드(Swiss Made)'란 표기를 단 제품이 늘고 있다.
이 같은 표기에는 해외 생산이 늘면서 어느 나라에서 제조됐는지가 무의미해지고 있는 점도 배경이 되고 있다. 애플 아이폰은 상당수 부품이 한국의 삼성전자 제품이다. 한국 제품도 마찬가지다. 휴대전화·스마트폰의 해외 생산 비중은 2010년만 해도 15.9%였으나 지난해는 80.1%로 높아졌다. 자동차는 절반 이상(53.8%)이 해외에서 생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