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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학 온라인 강의 확산…교수 사회와 긴장 고조

작성자
박두규
작성일
2013.06.18
조회수
2,747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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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학 온라인 강의 확산…교수 사회와 긴장 고조

 

조선비즈 | 기사입력 2013-05-31 17:29

 

디지털 환경과 IT 기술을 활용한 고등 교육의 혁신과 오랫동안 상아탑을 지켜온 전통 교수 사회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미국에 불어닥친 온라인 대학 강의 열풍에 일부 대학 교수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온라인 강의 프로그램이 대학 해체를 부를 수도 있다는 주장까지 내놓는다. 하지만 ‘교수들의 밥그릇 지키기’일 뿐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온라인 강좌를 서비스하는 업체들은 이런 논쟁에도 아랑곳 없이 프로그램 참여 대학 수를 계속 늘리고 있다.

◆ 온라인 강의 업체들, 빠르게 몸집 불려

세계 최대 ‘온라인 대중 공개 수업(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 업체인 코세라(Coursera)는 30일(현지시각) '미국 내 10개 주립대학 시스템이 온라인 강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고 밝혔다고 AP가 보도했다. 코세라는 미국의 온라인 공개 강좌 사이트다.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스탠퍼드와 프린스턴 등 33개국 70여개 대학 교수들의 정규 강의 동영상을 무료로 볼 수 있다. 이제는 뉴욕주립대(SUNY)와 콜로라도 주립대, 휴스턴대 등 미국 내 명문 주립대의 강의도 볼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코세라에 온라인 강의를 개설한 대학 수는 올해 2월 30여개에서 70여개로 훌쩍 뛰었다.

뉴욕주립대의 낸시 짐퍼 총장은 30일 AP에 '돈과 시간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시도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교육혁신 전문가인 노스이스턴대의 피터 스토크 교수도 '온라인 대학 강의 덕분에 고등 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세라 외에도 유다시티(Udacity)·에드엑스(edX) 등이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에선 MOOC라는 용어가 아직 생소하지만, 미국 전문가들은 돈 있는 학생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대학 교육을 뒤흔들 혁신으로 받아들인다. 누구든지 등록만 하면 무료로 양질의 강의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 교수들 반응 싸늘…“전통 교육법 무시마라”

하지만 일부 교수들은 온라인 강의 규모가 커지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26일 새너제이 주립대 인문학과 교수들은 '온라인 강의는 전통적인 교육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고 새너제이 머큐리뉴스는 전했다. 최근 이 대학 본부가 에드엑스와 제휴해 아이비 리그 교수들의 온라인 강의를 도입하기로 한 결정에 대한 반발이었다.

특히 이 대학 철학과 교수들은 ‘사회 정의‘라는 제목의 온라인 강의를 개설한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에게 공개 서한까지 보냈다. 샌델 교수는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한국에도 잘 알려졌다.

철학과 교수들은 서한에서 '대학 측이 값싼 온라인 교육으로 교수들을 대체하기 시작했다'면서 '우리가 평생 공부한 전문 분야를 아웃소싱(외부에 제작을 맡겨 납품받음)하라는 것은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학 영문학과 교수들은 ‘사회 정의‘ 과목을 아예 정규 과목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역사학과의 브루스 레이놀즈 교수는 '교수 사회에서 전통적인 교수법이 구식으로 무시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서 '철학과가 샌델 교수에게 보낸 공개 서한이 교수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온라인 강의가 활성화되면 재정 상태가 좋지 않은 소규모 대학이나, 스타 교수가 없는 대학들은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일리노이 스프링필드 대학의 레이 슈뢰더 온라인 학습 연구소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대학 강의들이 온라인으로 대체되면 교수는 없고, 청소부들만 있는 대학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앰허스트대와 듀크대 교수들도 이런 이유를 들어 온라인 교육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들은 대학 행정 부서가 미리 정해 놓은 온라인 강의 녹화나 교재 마련 등에 동참하지 않기로 했다.

코세라의 다프네 쾰러 공동대표는 교수들의 이런 반응에 대해 '맹수가 다가오면 머리만 모래 속에 파묻는다는 타조처럼 급변하는 현실에서 도피하는 행위'라고 평가했다고 WSJ는 전했다. 유다시티의 세바스찬 스룬 최고경영자(CEO) 역시 '온라인 강의는 교육 시장 규모가 고정되어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비싼 대학 등록금을 받으면서 무료 강의를 제공하는 업체들을 나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평가했다.

[유진우 기자 oj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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