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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언론 최초 부탄 ‘국민총행복 정책’ 현장취재

작성자
박두규
작성일
2013.06.23
조회수
2,835
첨부파일
고봉들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비행기는 파로공항에 착륙했다

인구는 70만명에 못 미치고

1인당 국민소득 2121달러,

티베트 자치구와 인도에 끼인

초미니 국가 부탄을 만났다

한국·중국·베트남 등은

국민총생산(GDP) 중심 성장모델

99%의 불행이라는 빚 후세에 남겨

GDP를 GNH(국민총행복)로 대체한

부탄의 새로운 발전모델은 지금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항공기가 활주로로 바싹 다가가자, 창밖의 깎아지른 준봉들이 한꺼번에 내리덮칠 듯 아찔해진다. 순간적으로 ‘앗!’ 비명이 새어나왔다.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우리 부탄 조종사들은 세계 최고입니다. 고도의 훈련을 받았어요. 다른 나라 조종사들은 우리 공항에 들어올 엄두를 못 내요.” 다음날 침미 펨 부탄관광청 국장의 설명을 듣고서야 의구심은 풀렸다. 부탄에서 유일한 파로(Paro)국제공항의 해발고도는 2225m. 짧은 활주로에 바싹 붙어 솟은 히말라야 봉우리들은 두배 이상 치솟은 5000m에 육박한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공항을 낼 수가 없다. 주위의 산맥 덩어리를 파로의 활주로와 평평할 때까지 다 쳐내야 한다. 그러나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부탄으로서는, 극한적인 조종사 훈련으로 불안한 지형을 극복하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

“당신들이 가장 행복한가?” 물었더니…

부탄의 국영 드루크항공은 2004년 100명 이상 태울 수 있는 항공기 2대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주도면밀한 안전성 테스트를 거쳐 118인승 에어버스 A319 기종으로 결정했다. 늘어나는 관광객을 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그전까지는 80~90인승 낡은 항공기를 운항했다. 부탄의 관광산업은 청정 산록에 굴뚝 연기를 뿜지 않으면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보물단지이다. 네팔 카트만두와 인도 콜카타(캘커타)에서 파로를 연결하는 노선은 대자연이 제공하는 멋진 경치로 이미 유명세를 탔다. 아슬아슬한 히말라야의 공중쇼를 펼친다.

부탄은 인구 70만에 못 미치고, 2011년의 1인당 국민소득이 2121달러(구매력평가기준 6112달러)에 불과한 미니 국가이다. 초강대국 중국의 티베트자치구와 북쪽 국경을 맞대고, 나머지 삼면은 또다른 거대 국가 인도로 둘러싸여 있다. 국토 면적은 한반도 5분의 1쯤, 그나마 무수한 봉우리들이 바닥 면적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7000m급 고봉만도 15개이다. 12만명이 밀집한 수도 팀푸(Thimphu) 또한 긴 협곡을 따라 도시가 형성됐다. 집들은 길게 띠처럼 이어지다가 막히면 위로 올라간다. 지세는 척박하고 주변 정세는 위태롭다.

파로공항에서 수도 팀푸까지 50㎞, 자동차로 족히 1시간이 걸린다. 부탄에서 시속 50㎞로 길게 달릴 수 있는 유일한 도로이다. 아스팔트로 포장된 부탄 도로의 평균 시속은 25㎞ 안팎. 굽이굽이 끝없는 산길이고, 겨울 한철 지나면 눈 녹은 도로 곳곳이 파인다. 부탄의 느린 삶은 선택이 아니라 자연이 내린 숙명이다. 팀푸는 교통신호등이 없는 세계 유일의 수도이기도 하다. 자동차가 3만대를 넘었는데도 교통경찰의 절도있는 손신호로 차량을 통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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