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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감독 제의 오거든'…홍명보 움직인 히딩크의 조언

작성자
박두규
작성일
2013.06.26
조회수
4,204
첨부파일
-
스포츠서울

'대표팀 감독 제의 오거든"…홍명보 움직인 히딩크의 조언

기사입력 2013-06-26 16:37 기사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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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과 황선홍 유상철, 히딩크 감독, 홍명보,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김태영이 지난 해 7월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월드컵 10주년 기념 만찬회에 앞서 서로의 손을 잡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포츠서울DB)

홍명보 감독의 마음을 움직인 건 스승 거스 히딩크 감독의 조언과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이었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25일 공식 취임 기자회견에서 지휘봉을 수락한 이유를 상세하게 밝히면서 2002 한·일월드컵의 ‘은사’인 히딩크 감독의 조언을 소개했다. 홍 감독은 최근까지 히딩크 감독이 있는 러시아 안지에서 5개월간 코치 연수를 받았다. 한 번은 모스크바에서 식사 도중 히딩크 감독이 홍 감독에게 “만약 한국 대표팀 감독 제의가 오면 네 주변의 모든 상황을 냄비에 넣고 끓여봐라. 그러면 튀어나오는게 있다. 그게 부담스럽거나 꺼려지면 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한다. 홍 감독은 이런 일화를 소개하며 “그래서 나도 다 넣고 끓여봤다. 그런데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수락했다”고 말했다.

사실 대표팀 감독직 제안은 이번이 세번째였고, 앞서 두 차례는 홍 감독이 고사했다. 그런데 이번에 홍 감독의 마음을 움직인 건 무엇보다 ‘대한민국 축구선수들’이었다. 홍 감독은 “처음 두 번의 제의는 올림픽을 맡고 있을 때였고 지금은 혼자 개인적인 시간을 갖고 있었다. 할 일이 없어 맡은 건 아니다”라고 입을 연 뒤 “러시아에서 5개월간 있으며 느낀게 많았는데, 그 안에서 찾은 건 우리 대한민국 선수들이 정말 훌륭하다는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프로팀 안지에는 11개국 선수들이 모여있었다. 선수들의 행동관리나, 컨트롤이 쉽지 않았다. 거기에 비하면 한국 선수들은 훈련태도, 경기에 임하는 자세, 상대에 대한 존중 등이 정말 훌륭하다는게 가슴 깊이 다가왔다. “올림픽 전까지 한국선수들과 함께 하던 생활이 그리웠고, 다시 할 기회가 있으면 행복할거라 생각했다. 내 마음을 움직인 건 그 누구도 아니고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이다”라고 역설했다.

선임발표 직전까지 일각에서는 홍 감독이 계약기간을 놓고 중간에 대표팀 제안을 고사했다느니하는 소문도 있었다. 홍 감독은 “대표팀 감독이란 자리가 내가 어느 부분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한다고 했다가 안하는, 그런 자리가 아니다”라고 말한 뒤 “또 축구협회가 억지로 나에게 맡겼다던가 하는 일은 없었다. 나는 ‘아기’가 아니다. 내가 모든 걸 판단했다”고 일축했다. 2년 계약기간에 대해서도 자신의 선택이었다면서 “협회가 사실 지금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일을 할 때 동기부여도 굉장히 중요했다. 2018년까지 주어지면 나도 준비자세가 달라진다. 나 자신도 스스로 채찍질해 가는 기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내가 2년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파주 | 정가연기자 wha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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