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여성은 남성보다 대학에 많이 가지만 대졸자의 경제활동참가율은 남성의 7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여성의 임금은 남성의 68%에 불과하고 결혼하면 5명 중 1명꼴로 경력이 끊겨버렸다. 임시직 비율도 남성의 두 배였다.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27일 공개한 ‘2013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드러난 한국 여성들의 모습이다. 여성의 교육 수준과 사회적 지위는 상승하고 있지만 일자리의 질과 사회 각계의 고위층 진입 비율에선 차별이 여전했다는 것이다.
임금은 전반적으로 남녀 간 격차가 컸다. 2012년 기준으로 5인 이상 사업체의 여성 월평균 임금은 195만8000원이었다. 남성은 평균 287만8000원을 받고 있다. 2000년에 비해 여성의 월평균 임금이 2배 이상 올랐지만, 남성 대비 임금 비율은 이 기간에 3.3%포인트밖에 오르지 않았다. 10년이 넘어도 남녀 간 임금격차 수준은 여전한 셈이다. 결혼과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도 심각했다. 기혼여성의 20.3%가 결혼 뒤 직장을 그만뒀다. 여성 응답자들은 직장을 그만둔 이유로 결혼(46.9%), 육아(24.9%), 임신·출산(24.2%)을 꼽았다. 실제 경제활동참가율이 가장 높은 여성의 연령은 25~29세였다. 이 비율은 30대의 출산·육아시기에 경력단절과 함께 크게 감소했다가 40대에 다시 증가했다.
일자리의 질 역시 여성에겐 불리했다. 여성 취업자 중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를 제외한 임금근로자는 74%로 남성(70.2%)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임시직 비율만 살펴보면 여성(28.3%)이 남성(14.4%)의 두 배였고 상용직 비율은 남성(49.4%)보다 여성이 10%포인트가량 낮았다. 2012년 기준으로 여성의 대학진학률은 남성보다 5.7%포인트 높았다. 그러나 여성은 대졸 이상자의 경제활동참가율이 63.9%였지만 남성은 89.5%였다. 대학 진학은 많이 늘었지만 사회에서의 대접은 여성에게 박했던 것이다.
공무원 중에서 ‘4급 이상’으로 올라가 남녀 분포를 따져보면 여성 비율은 7.3%에 불과하다. 초등학교의 경우 일반 교원은 4명 중 1명이 여성이었지만 여성 교장의 비율은 16.7%에 불과했다. 여성 법조인은 16.7%였고, 여교수(전임강사 이상)의 비율은 22.4%였다.
안전행정부는 이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헌법기관의 여성 공무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42만4757명으로, 전체 공무원의 42.7%”라며 “2015년에는 여성 국가공무원의 수가 남성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성 교육공무원 비율은 2008년 37.5%에서 2012년 38.7%로 높아졌다. 여성 공무원이 각 분야에서 양적으로는 확대되고 있지만 고위직 진출은 여전히 갈 길이 먼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