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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든 망명 받으면 경제 제재' 미국 경고에 한발 뺀 에콰도르

작성자
박두규
작성일
2013.06.28
조회수
2,898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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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든 망명 받으면 경제 제재' 미국 경고에 한발 뺀 에콰도르

중앙일보 | 기사입력 2013-06-28 00:16
외무장관 '수용 결정 안 했다'

미국 정부가 미 국가안보국(NSA)의 기밀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이 망명지로 선택한 에콰도르에 외교 압박을 가하고 나섰다.

로버트 메넨데스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은 2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에콰도르 정부가 스노든의 망명을 받아들인다면 관세 혜택 폐지 등 경제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 정부는 잘못된 행위를 하는 국가에 대가를 제공할 수 없다”며 “스노든의 망명을 허용한다면 에콰도르에 적용하고 있는 관세 우대 혜택이 심하게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를 위해 다음 달 31일 만기인 '특혜무역협정'과 '안데스 통상 촉진 및 마약퇴치법안(ATPDEA)'을 폐지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ATPDEA는 미국이 볼리비아·콜롬비아·에콰도르·페루 등 안데스 4개국에 대해 수입관세 면제 혜택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해당 국가들의 경제 자립을 도와 마약 생산과 수출을 줄이자는 목적으로 2002년 발효됐다. 석유수출기구(OPEC) 회원국인 에콰도르는 지난해 이 ATPDEA를 통해 미국에 54억 달러(약 6조2000억원) 규모의 석유와 3억6800만 달러 규모의 꽃·과일·참치 등을 수출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프로그램이 폐지될 경우 “10만 명 이상이 종사하는 에콰도르 화훼산업이 특히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리카르도 파티노 에콰도르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스노든의 망명 신청과 관련해 “에콰도르 정부는 미국과의 교역 관계에 가져올 악영향 등 모든 위험 요소를 감안할 것”이라면서도 “줄리안 어산지의 망명 신청을 허용하는 데 2개월이 걸렸다 해서 이번에는 더 빠를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에콰도르 정부가 스노든의 망명을 받아들이는 데 상당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망명 허용을 검토하는 도중에도 그를 보호해줄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스노든이 에콰도르 대사관에 오면 그때 결정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노든은 현재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의 환승 구역에서 오도 가도 못한 채 닷새째 머물고 있다.

 파티노 장관은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 뒤 트위터에 “나는 스노든에 대한 망명지 제공 결정이 하루가 걸릴 수도 있고 일주일이 걸릴 수도 있으며 심지어는 어산지의 경우처럼 2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며 “일부 언론이 내 발언의 앞부분은 잘라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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