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美 제치고 무역 1위
A6면2단| 기사입력 2013-07-05 03:05
[3월까지 400억달러 앞서]
中부상, 한국엔 '양날의 칼'
'무역 대국' 경제력 발판으로 아시아 경제 영토 넓히는 중
중국이 올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무역 1위 국가로 등극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세계무역기구(WTO) 통계를 인용, 올 1~4월 중국의 무역액이 1조3311억달러를 기록, 미국(1조2613억달러)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중국은 올 들어 3월까지 400억달러가량 미국을 앞선 데 이어 점차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며 '올해 연간 기준으로 첫 세계 1위 무역국에 오를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5월 국가별 비공식 통계에서도 중국과 미국의 무역액은 각각 1조6763억달러와 1조5967억달러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지난해 1~4월 미국의 무역액은 1조2705억달러로, 1조1672억달러에 그친 중국을 크게 앞선 바 있다.
비록 4개월간 실적이지만 수출과 수입을 더한 무역액에서 중국이 미국을 제쳤다는 것은 세계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위상과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엔 미국의 무역액이 3조8827억달러로, 중국(3조8670억달러)을 간발의 차로 앞서며 세계 1위를 유지했다. 2000년 세계 8위 무역국이었던 중국은 2005년 3위로 치고 올라왔고, 2010년부터 3년간 2위를 지켰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세계무역 질서에 편입된 이후 무역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2000년대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수출 증가율이 19.2%에 이른다. 국제 조사 기관들은 중국이 2016~2017년이면 경제 총량 면에서도 미국을 넘어 세계 1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무역에서 차지하는 막대한 비중을 바탕으로 아시아 경제 통합을 주도하는 등 '경제 영토'를 넓혀 가고 있다. 중국판 아시아 경제 통합 구상인 '10+3(동남아 10개국+한·중·일)'에 호주·뉴질랜드·인도를 더해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으로 발전시키는 협상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 5월 말엔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할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중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 전쟁도 중국의 달라진 위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EU가 지난달 초 중국산 태양전지 패널에 반(反)덤핑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유럽산 와인, 고급 자동차 등에 잇달아 보복관세를 부과하면서 파상 공세로 대응했다.
중국의 무역 대국 부상은 우리 기업에는 양날의 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철강, 선박, 섬유, 기계, 자동차 등 주력 제조업에선 중국과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반면 반도체·LCD(액정표시장치) 등의 중간재 분야에서는 중국의 수출이 늘면 우리 기업의 대중(對中) 수출도 증가하는 선순환 관계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중국 내에서는 경계론도 적잖다. 중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의 훠젠궈(�建國) 원장은 '중국은 아직 가공무역 비중이 상당히 높고, 부가가치 측면에서도 떨어진다'면서 '세계 최대 무역 대국이 됐다고 해서 곧바로 무역 강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베이징=최유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