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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큉의 이슬람(역사 현재 미래)

작성자
박두규
작성일
2013.07.05
조회수
5,143
첨부파일
-

이슬람이 거친 5가지 ‘패러다임 전환’

15 | 기사입력 2012-09-21 21:06
 
 
[한겨레] 한스 큉의 이슬람-역사·현재·미래

한스 큉 지음, 손성현 옮김/시와진실·4만5000원


세계적인 초교파 신학자 한스 큉

시대에 따른 이슬람의 변화 분석

민주주의와의 조화 과제로 제시


최근 이슬람의 예언자 무함마드의 이미지를 왜곡해 바람둥이·아동학대자로 묘사한 미국 영화 <무슬림의 무지>가 이슬람권의 분노를 불러일으켜, 미국 외교관들이 살해당하는 유혈사태까지 났다. 이처럼 끝없이 이어지기만 하는 종교 간 극한 대립 앞에서 우리는 결국 새뮤얼 헌팅턴이 말한 ‘문명의 충돌’이 옳았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을까?

가톨릭 신학자이자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에큐메니컬’(교파나 교리의 차이를 뛰어넘고자 하는 초교파 기독교 운동) 신학자로 꼽히는 한스 큉(사진·1928~)은 이런 어려운 현실 앞에서도 ‘대화’를 포기할 수 없다고 역설한다. 그가 내세우는 기본 원칙은 “종교 간 평화 없이는 국가 간 평화도 없다. 종교 간 대화 없이는 종교 간 평화도 없다. 종교에 대한 기초 연구 없이는 종교 간의 대화도 없다”는 것이다. 곧 온갖 선입견과 편견 등을 걷어내고 종교를 바로 볼 수 있다면, 평화를 위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의 저작 <이슬람-역사·현재·미래>는 이슬람에 대한 종합적 분석을 시도한 책이다. 유대교·기독교·이슬람 세 종교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우리 시대의 종교적 상황’ 프로젝트의 하나로 <그리스도교>(1991)와 <유대교>(1994)에 이어 마지막으로 써낸, 1000쪽이 넘는 노작이다. 이 프로젝트의 특징은 ‘유대교는 어떻고 기독교는 어떻다’ 식으로 각 종교에 대한 일반적인 서술을 근거로 삼아 ‘그러니 서로 잘 알고 잘 지내보자’ 따위의 뻔한 접근을 배격한다는 데 있다.

큉은 “서로의 차이를 대충 얼버무리고 뒤섞어버리는 혼합주의를 원하지 않는다”며 “‘본질과 형태’, ‘본질과 해악’의 두 가지 변증법을 기반으로 삼아 각 종교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기독교·유대교와 마찬가지로 이슬람이 무엇을 핵심으로 삼는지 그 본질을 들여다보는 한편, 어떤 역사적 과정을 통해 그 형태를 변화시켜왔는지에 주목한다. 또 각 종교의 본질이 증오와 폭력 같은 해악을 낳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지 않는다. 이런 태도는 ‘현상유지’에 만족하지 않고 더 나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는 절실함에서 나온다. 변화가 없다면 대화도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서아시아 지역(근동)에서 태동한 유대교·기독교·이슬람 세 종교는 유일신을 믿는 아브라함을 신앙의 아버지로 삼는다는 점에서 형제처럼 닮았다. 그중 이슬람은 유일한 하느님에 대한 무조건적 복종을 핵심으로 삼으며, 예언자 무함마드가 신의 계시를 인간의 언어로 받아낸 경전 <꾸란>(코란)을 가장 중시한다는 점에서 다른 두 종교와 구분된다고 한다.

큉이 가장 주목하는 지점은 이런 본질을 지닌 이슬람이 변화하는 시대의 요구에 따라 어떻게 새롭게 해석되고 구체적으로 실현됐느냐다. 큉은 이슬람이 역사적으로 다섯가지의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거쳐왔다고 본다. 무함마드가 이룩한 ‘초기 이슬람 공동체’ 패러다임은 우마이야 왕조 때(661~750)에는 전제군주와 율법을 중심으로 삼은 국가주의인 ‘아랍 제국’ 패러다임으로 전환됐다. 이 패러다임은 ‘아랍 국가주의’로 연결된다. 보편적인 세계 제국으로 등장한 압바스 왕조 때(750~1258)에는 ‘고전적 이슬람 세계 종교’ 패러다임이 등장했고, 이 패러다임은 ‘범이슬람주의’에 영향을 줬다고 한다.

보편적 제국이 분열한 뒤의 지역화 속에서는 대중적 법학자인 울라마의 영향력이 커지거나 신비주의에 기반한 대중운동인 수피즘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큉은 이를 ‘울라마·수피’ 패러다임이라 부르며, 나중의 ‘이슬람주의’ ‘보수주의’와 연결된다고 본다. 근대 유럽과 경쟁한 ‘근대화’ 패러다임은 ‘이슬람 개혁주의’ ‘세속주의’로 이어졌다. 이처럼 다양한 패러다임들은 시대 환경에 따른 정치적 선택과 맞물려 이슬람의 다양한 모습들을 만들어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와합주의자와 이란의 시아파, 이집트의 무슬림형제단과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전사가 같은 이슬람이지만 서로 다른 이유다.

 
 
큉은 근대 이후 동시대 이슬람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물으며, “근대 민주주의와 어떻게 어울릴 것인지, 삼권분립이 이뤄진 민주주의 체제 설립에는 어떤 구실을 할 것인지” 과제를 제시한다. 자신의 무지를 부끄러워할 줄 모르고 이슬람에게 ‘적대자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에 대한 큉의 비판은 준엄하기 이를 데 없다. 또 이슬람 내부에 발 딛고 서서, ‘시대에 맞는 이슬람’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방인의 시선이라 깎아내리기 힘들 정도로 그의 얘기는 절실하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사진 손성현 제공



2012.9.10(월) 03:00 편집
신학자 한스 큉 “첨단 산업국가 한국, 종교로 영적 퇴보 치유를”
한스 큉 교수는 “다행스럽게도 최근 이슬람과 이슬람국가의 민주화에 대한 좋은 글이 많이 발표돼 세계인들에게 이들의 실제적 이미지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와 진실 제공

“한국도 이슬람의 실체와 영향력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석유(경제)’가 아닌 ‘신(종교)’으로서 말이다.”

세계적인 가톨릭 신학자이자 종교학자로 종교 간 소통과 화해에 앞장서온 한스 큉 독일 튀빙겐대 명예교수(84)는 ‘한스 큉의 이슬람: 역사 현재 미래’(이하 ‘이슬람’·시와 진실·사진)의 국내 출간에 맞춰 본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2004년 독일에서 출간된 ‘이슬람’은 큉 교수가 25년간 이슬람의 본질과 역사에 대해 연구한 결과물로 11일 출간된 한국어판 분량이 1300쪽에 달한다. 큉 교수와의 인터뷰는 독일어로 진행됐으며 번역은 이 책의 번역자인 손성현 신학 박사가 맡았다.

―가톨릭 신학자로서 이슬람에 관심을 가지게 된 동기가 무엇인가.

“예나 지금이나 나의 주된 관심사는 그리스도교 신앙이다. 하지만 세계 종교의 맥락에서 이 신앙을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모두 하느님을 믿고 역사관과 윤리적 기준도 같다. 나는 항상 ‘종교 간 평화 없이는 국가 간 평화도 없다. 종교 간 대화 없이는 종교 간 평화도 없다. 상대방 종교에 대한 연구 없이는 종교 간 대화도 없다’고 말해 왔다.”

큉 교수는 ‘이슬람’에서 “세계인들 사이에서 이슬람은 ‘적대자’, ‘이상적’, ‘실제적’ 이미지로 그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적대자 이미지는 이슬람을 적으로 여기는 것으로, 그리스도교 근본주의자들과 산유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 미국 등 서방의 각국 지도자들이 유포하고 있다고 보았다. 반면 이슬람의 모든 것을 미화하는 이상적 이미지는 ‘모든 사람을 무슬림으로 만들 수 있다’고 여기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확산된다는 설명이다. 실제적 이미지는 토론과 성찰의 과정을 통해 객관적으로 도출해낸 이슬람의 실체로, 평화롭게 종교적 삶을 실천하는 대다수 이슬람 사람들의 전통을 안으로부터 이해하는 것을 뜻한다.

―2001년 9·11테러 이후 11년이 지났다. 이슬람의 세 가지 이미지 중 현재 유럽 등 서구사회에서 어떤 것이 가장 지배적이라고 보는가.

“안타깝게도 적대자 이미지와 이상적 이미지 모두 강화됐다. 그리스도교 근본주의자와 이슬람 극단주의자,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등 세계 지도자와 부화뇌동하는 정치학자 등 양극단에 선 이들의 잘못된 처신 때문이다.”

―‘이슬람’ 출간 후 이슬람 세계는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특히 재스민 혁명(2010, 2011년에 벌어진 아랍 국가들의 민주화 혁명)은 독재 정권을 겨냥한 격렬한 저항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른바 ‘아랍의 봄’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는가.

“확실한 건 이슬람 세계에서도 권위주의 정권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아랍 국가에서도 민주주의와 자유에 대한 의지는 말살될 수 없으며 결국 관철될 것이다.”

1980년대 이후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한 큉 교수는 한국 종교의 역할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한국은 첨단 산업국가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신적·영적·윤리적 퇴보가 나타났다. 종교는 삶의 참된 방향을 추구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데 도움이 된다.”

1928년 스위스에서 태어난 큉 교수는 1954년 가톨릭 사제 품을 받았고 1960년 독일 튀빙겐대 정교수로 부임했다. 교황의 무오류설과 여성 사제, 사제 결혼 등에 대한 로마 가톨릭 교리와 교황청의 보수적인 입장을 비판하고 교회의 쇄신을 역설하다가 1979년 교황청으로부터 신학자 권한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한스 큉의 이슬람(역사 현재 미래)
한스 큉의 획기적인 저작 《유대교》, 《그리스도교》에 이어 《이슬람》이 출간됨으로써 아브라함의 세 종교를 다룬 삼부작이 완성됐다. 독자들에게 새롭게 선보이는 이 방대한 저술은 이슬람에 대한 총체적이고도 심오한 연구서다. 그는 이슬람 1,400년 역사의 흐름을 따라 패러다임의 전환을 묘사하고 다양한 흐름을 서술하면서, 지금 이 시대에 절실하게 제기되는 문제에 대해 이슬람 세계가 취하고 있는 여러 가지 입장을 소개해준다
 
저자 한스 큉은 1928년 스위스 수르제에서 태어났다. 로마 교황청 그레고리오 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뒤 1954년 가톨릭 사제로 서품을 받았다. 파리의 소르본 대학교와 가톨릭 대학교에서 학업을 계속하여 1957년 신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59년까지 스위스 루체른에서 사목 활동을 하다가 1960년 독일 튀빙겐 대학교의 가톨릭 신학 교수가 되었다. 1962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신학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으나, 1979년 가톨릭교회의 전통 교리에 대한 비판이 파문을 일으켜 바티칸으로부터 신학 교수직을 박탈당했으며 이 일은 국제적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이후 20년 동안 튀빙겐 대학의 ‘에큐메니칼 신학 교수’로 재직했으며 세계종교인평화회의 의장을 역임했고, 튀빙겐에 있는 세계윤리재단(STIFTUNG WELTETHOS)을 이끌고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그의 저술과 강연은 가톨릭 신학의 영역을 뛰어넘어 세계 신학계 전반에 큰 도전이었다. 우리말로 번역된 그의 저서로는《그리스도교》《왜 그리스도인인가?》《교회란 무엇인가?》《신은 존재하는가?》《문학과 종교》《중국 종교와 그리스도교》《세속 안에서의 자유》《세계 윤리 구상》《믿나이다》《한스 큉, 과학을 말하다》《그리스도교 여성사》등이 있다.
 
제I부 근원

1장.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종교
1. 이슬람에 대한 적대자 이미지
2. 이슬람에 대한 이상적 이미지
3. 이슬람에 대한 실제적 이미지

2장. 시작의 문제
1. 근동 고등 종교의 역사 5000년
2. 아라비아의 유대인, 그리스도인, 유대-그리스도인
3. 아브라함 - ‘책의 사람들’의 선조

제II부 핵심

1장. 하느님의 말씀이 책이 되었다
1. 꾸란 - 이슬람의 독특성
2. 꾸란 - 하늘에서 떨어진 책?

2장. 핵심 메시지
1. 하느님 외에는 하느님이 없다
2. 무함마드는 그분의 예언자다
3. 예언자 - 지도자

3장. 핵심 구성 요소
1. 의무 기도
2. 사회적 기부, 단식, 순례

제III부 역사

1장. 초기 이슬람 공동체 패러다임
1. 신앙의 영속적인 실체 - 변화하는 패러다임
2. 종교적 비전의 실현
3. 종교적 · 사회적 변혁
4. 예언자에서 예언자의 대리인으로
5. 초기 이슬람 공동체의 팽창
6. 이슬람의 신학과 무슬림 법의 시초
7. 초기 이슬람 공동체의 위기: 당파의 분열

2장. 아랍 제국 패러다임
1. 메디나에서 다마스쿠스로 - 권력의 새로운 중심지
2. 반대당(야당) 시아파
3. 이슬람을 부각시킨 제국의 종교 정책
4. 이슬람 법의 탄생
5. 여러 민족으로 구성된 하나의 새로운 공동체
6. 세계 제국의 탄생
7. 신학 논쟁과 그 논쟁의 정치적 파급력
8. 제국의 위기

3장. 고전적 이슬람 세계 종교 패러다임
1. 새로운 시대의 개막
2. 고전적 이슬람: 세계 문화
3. ‘예언자의 전통’, 순나의 형성
4. 네 개의 중요한 법률 학파
5. 두 번째 신학 논쟁: 계시와 이성
6. 국가와 신학
7. 제국의 해체

4장. 울라마와 수피의 패러다임
1. 제국의 몰락 이후 수많은 국가의 탄생
2. 울라마: 법률 학파에서 대중 운동으로
3. 수피즘: 신비주의자의 형제단
4. 대중 운동 차원으로 확대된 수피즘
5. 규범적 신학
6. 신학 대전
7. 아랍 철학의 발전과 쇠망
8. 중세 이슬람의 위기

5장. 이슬람 근대화 패러다임
1. 유럽 근대화와의 대결
2. 세 이슬람 제국: 무굴, 사파비, 오스만
3. 이슬람 세계에 대한 유럽의 도전
4. 개혁과 반동 사이에서

제IV부 현재의 도전

1장. 여러 가지 패러다임의 경쟁
1. 세속화의 길
2. 이슬람주의의 길
3. 사회주의의 길

2장. 무슬림들은 어떤 이슬람을 원하는가?
1. 경쟁하는 패러다임들의 동시성
2. 끊임없이 변화하는 이슬람

3장. 근동 분쟁과 새로운 패러다임
1. 분쟁의 원인
2. 끝없는 비극?

4장. 새로운 신학적 대화 모델
1. 과거의 방법
2. 예수에 대한 대화

5장. 사변적인 물음
1. 유일신 신앙과 삼위일체
2. 성서에 대한 재고

6장. 성서 비평에서 꾸란 비평으로?
1. 문자 그대로의 계시인가?
2. 비평적 주석
3. 시대를 의식하는 꾸란 이해

제V부 미래의 가능성

1장. 이슬람의 갱신
1. 기본 정책
2. 실현을 위한 모델

2장. 이슬람 법질서의 미래
1. 전통적인 법체계에 대한 도전
2. 근대적 법률 체계의 도전
3. 종교와 여성, 그 긴장 관계
4. 결코 피해갈 수 없는 개혁

3장. 이슬람 국가 질서와 정치의 미래
1. 국가와 종교 - 하나인가 따로인가?
2. 세속주의가 아닌 세속성
3. 종교, 폭력, ‘거룩한 전쟁’
4. 전쟁이냐 평화냐?

4장. 이슬람 경제 질서의 미래
1. 이슬람이 해결책인가?
2. 이슬람 전통의 재발견
3. 경제와 윤리

5장. 이슬람 생활 질서의 미래
1. 옷이 사람을 만든다?
2. 이슬람주의와 세속주의 사이의 외줄타기
3. ‘충돌’ 대신 대화
4. 모스크를 둘러싼 논쟁

에필로그: 희망의 이미지, 이슬람

1. 적대자 이미지에서 희망의 이미지로
2. 계몽된 종교성
3. 문명 간의 대화를 위한 이슬람의 공헌

 
한스 큉의 위대한 저작 《이슬람》

한스 큉의 획기적인 저작 《유대교》, 《그리스도교》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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