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 감독 ‘최고CEO’ 비결은 철저한 ‘사람 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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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 감독 ‘최고CEO’ 비결은 철저한 ‘사람 관리’
| 기사입력 2013-05-08 23:51 ㆍ퍼거슨의 ‘이유있는 장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무려 27년 동안 지휘봉을 잡았다. 재임부터 은퇴하기전까지 맨유는 세계 최고 명문구단의 위상을 지켜왔고 어느 구단에도 뒤지지 않은 성과를 올려왔다. 일반 회사로 치면 글로벌 기업을 30년 가까이 최고로 유지한 엄청난 최고경영자(CEO)라는 뜻이다. 그 비결은 어디 있을까. 퍼거슨 감독이 내놓은 답은 ‘사람’이다. 축구 감독의 리더십을 다룬 책 ‘90분 리더십’에 따르면 퍼거슨 감독은 전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묻는 질문에 현답을 내놨다. 그는 “사람들은 형이상학적인 용어로 전술로 축구를 설명하려고 애쓰지만 축구는 살아있는 유기체”라면서 “축구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게 축구를 잘 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의미다. 퍼거슨 감독이 팀을 운영하는 불변의 원칙은 “팀보다 더 위대한 선수는 없다”이다. 팀에,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데 도움이 된다면 누구든 끌어안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가차없이 내쳤다. 끝까지 선수를 안은 예는 에릭 칸토나다. 칸토나는 맨유 주장으로 있던 1995년 자신을 놀리는 관중을 향해 쿵후킥을 날렸다. 비판 받아아 마땅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퍼거슨 감독은 최소한 공개적인 장소에서는 끝까지 칸토나를 옹호했다. 이후 퍼거슨 감독은 “나는 절대로 선수들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혼내지 않는다”면서 “그렇게 하는 감독이 있다면 감독의 자질이 없다”고 말했다. 반대로 자신에게 저항하는 선수는 곧바로 버렸다. 2003년 2월 발생한 데이비드 베컴 사건이 그렇다. 당시 베컴은 라커에서 퍼거슨 감독에게 항명했고 퍼거슨 감독을 축구화를 걷어차 베컴 얼굴에 상처를 냈다. 퍼거슨 감독은 그해 그를 레알 마드리드로 보내버렸다. 절대권력자인 감독에 대한 저항은 곧 팀을 유지해온 가치관에 대한 거부로 받아들인 결정이었다. 퍼거슨 감독도 선수에게 쓴소리를 마구 해댔다. 선수들이 잘못할 경우 면전에 침이 튀길 만큼 윽박지른다는 데서 나온 별명이 ‘헤어 드라이어’다. 그러나 기자회견, 인터뷰에서 선수들을 나무란 적은 별로 없었다. “공개적으로 지적하면 선수는 심리적인 안정을 잃고 망가진다”는 건 표면적인 이유. 그러나 진짜 이유는 자발적인 복종을 끌어내려는 것이었다. 퍼거슨 감독은 인재를 찾고 데려오고 사용하고 처분할 줄 알았다. ‘조사→획득→개발→유지→폐기’로 이어지는 인재순환도대로였다. 박지성,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판 니스텔루이 등 한 때 맨유 전성기를 이끈 굵직한 스타들도 그런 모양으로 맨유에 와서 잘 뛰다가 떠났다. 그리고 퍼거슨 감독은 큰 과업을 이룰 때마다 선수들을 끊임없이 사고 팔아 조직에 새로운 활기와 동기를 불어넣음으로써 더욱 강한 조직으로 만들었다. 자신을 유혹하는 악마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퍼거슨 감독에게는 없었다. 아스널을 이끌고 있는 아르센 벵거 감독의 스승인 폴 프란츠 감독은 축구 감독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팀 전력은 선수 개인 능력 합계(1+2+3+4+5+6+7+8+9+10+11)에 N을 곱한 것과 같다. N은 감독의 힘이다.” 퍼거슨 감독이 장기집권을 하면서도 잡음을 최소화하고 수많은 과업까지 세운 퍼거슨의 N은 바로 ‘인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