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전 꼭 하고 싶은 일은, 부모님 효도관광… 달콤한 사랑…
| 기사입력 2013-05-19 17:27
서울시민 선유도공원 '버킷리스트'에 소망 담아
○○선배한테 고백받기·유럽 배낭여행 등 눈길
따뜻한 봄 햇살이 가득했던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 양화동 선유도공원 경사마당에서는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이 흥미로운 표정으로 녹색 칠판의 글들을 읽고 있었다.
'Before I die(죽기 전에 해야 할 일들)'라는 큰 제목이 달린 폭 27m의 칠판에는 부모님 호강시켜드리기, 가슴 뛰는 사랑 해보기, 유럽 배낭여행 같은 시민들의 바람이 하얀색, 파란색 분필로 또박또박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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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선유도공원에 등장한 버킷리스트에는 가족들과 행복한 삶 등 서울시민들이 죽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소망들로 가득 차 있다. /임진혁기자 |
이 칠판은 시민들이 각자의 '버킷 리스트(bucket listㆍ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들의 목록)'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서울시와 젊은 청년들의 모임 '월플라워즈'가 공공예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1일 만들어 놓은 것. 시민들이 버킷리스트를 쓰면서 다짐도 하고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게 제작 취지다.
서울시민은 버킷리스트에 어떤 소망들을 담았을까. 눈에 가장 많이 띄는 주제는 단연 가족과 사랑이었다.
'부모님 효도관광 시켜드리기', '호강시켜 드리기', '마누라 소원 들어주기', '웃음이 가득한 집'등 가정의 달 5월답게 가족과 행복한 삶을 꿈꾸는 내용들이 버킷리스트 곳곳을 채웠다. 이날 세 살배기 아이와 함께 선유도공원을 찾은 이미희(36)씨는 '애를 키우다 보니 지방에 계신 부모님 생각이 더 많이 나는데 더 시간이 지나기 전에 해외로 가족 여행 가보고 싶다'며 버킷리스트에 '가족 모두와 해외여행'이라고 적었다.
'진짜 사랑하는 사람 만나기', '영화 같은 멋진 사랑', '제발 여친 생기기', '00선배한테 고백 받기' 같은 달콤한 사랑에 대한 바람도 여기 저기 등장했다. 특히 중고교생들이 백일장이나 사생대회를 위해 선유도공원을 많이 찾아서인지 누구와 사귀고 싶다거나 결혼하겠다 등 사춘기 첫사랑을 엿볼 수 있는 풋풋하고 익살스런 글귀도 많았다.
'세계 문화유산 다 보기', '유럽 배낭여행', '기차로 전국일주' 같이 죽기 전에 세상 곳곳을 둘러보고 싶은 희망도 자주 나왔고 '외국어 실력 갖추기', '서재 만들기' 같은 공부 욕심과 함께 '살빼기', '몸짱되기'처럼 다이어트에 대한 불타는 의지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농사 짓기', '패러글라이딩 해보기', '번지점프' 등 모험심 가득한 목표와 '로또당첨', '건물 사기' 등 큰 돈을 손에 쥐어보겠다는 당찬 소망도 빠지지 않았다.
선유도공원의 버킷리스트는 다음달까지 운영된다. 참여 시민들의 모습들을 담은 사진과 영상 등은 홈페이지(www.beforeidiekorea.com)에서도 볼 수 있다.
버킷리스트라는 말은 '죽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속어인 '킥 더 버킷(kick the bucket)'에서 유래했으며 2007년 미국에서 제작된 잭 니콜슨ㆍ모건 프리먼 주연의 영화 '버킷 리스트'가 상영된 뒤 널리 쓰이고 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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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장벽 없는 시대 3년내 온다'
| 기사입력 2013-05-19 19:28
'앞으로 3년 안에 구글을 통해 전 세계 모든 언어를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미트 싱할 구글 검색부문 총괄(부사장)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연례개발자대회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전 세계 각 언어는 많은 정보를 담고 있으며 이를 전 세계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구글의 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AT&T를 거쳐 2000년 구글에 합류한 후 현재 래리 페이지 최고경영자(CEO), 세르게이 브린 공동창업자에 이어 현재 구글의 사실상 3인자 자리에 올라 있는 인물이다. 이번 구글 개발자대회에서 말로 입력하면 말로 대답해주는 대화형 검색, 이용자가 미래에 할 검색까지 예측해주는 검색 등 검색의 수준을 크게 올린 내용으로 기조연설을 했다.
싱할 부사장은 '구글 번역기 성능은 지금도 다른 어떤 인터넷 번역보다 훌륭하지만 앞으로는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며 '언어장벽 없이 검색할 수 있는 시대가 3년 안에 온다'고 강조했다.
인도 출신인 그는 '구글은 다른 억양의 영어 발음도 인식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며 '5년 전에는 내가 말한 것의 절반밖에 인식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90% 정도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싱할 부사장은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에서 태어나 인도에서 대학을 마치고 석사과정을 밟을 때 미국으로 건너왔다. 자연스럽지 못한 영어에다 인도식 억양으로 처음 미국에서 생활할 때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고 했다.
구글에 따르면 매일 2억명의 인구가 구글 번역기를 10억번 이상 돌리고 있으며 이 번역의 92%는 미국 외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현재 영어, 한국어, 중국어 등은 물론 보스니아어, 인도 마라이터 등 소수민족 언어까지 71개 언어의 번역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구글 검색 수준이 지나치게 좋아지면서 사람 할 일을 줄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싱할 부사장은 '(검색 기술은)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을 검색을 통해 할 수 있어야 하며 인류의 지식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할 부사장은 '검색 기능이 아무리 똑똑해져도 심도 있는 분석이나 탐사는 인간이 해야 한다'며 '이는 측정할 수 없을 만큼 가치가 크다'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 = 손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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