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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리더는 스토리로 설득하고 멍청한 리더는 그저 명령만 내린다'

작성자
박두규
작성일
2013.07.05
조회수
4,862
첨부파일
-
'똑똑한 리더는 스토리로 설득하고 멍청한 리더는 그저 명령만 내린다"
| 기사입력 2012-11-07 03:09
 
 
[CEO & 리더십] 스토리텔링의 대가 로버트 맥기 美 교수

리더는 숫자와 팩트만 줄줄줄 읊어서는 안됩니다… 그래서 롬니는 설득력이 약해요

리더는 팩트를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록키 같은 스토리 말이죠

그래야 직원도 고객도 마음을 움직입니다

'스토리를 통해 우리는 바다로, 달로, 대통령궁으로, 농부의 집으로 어디든지 갈 수 있습니다. 스토리는 우리가 세상에 눈뜨고 세상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배울 수 있게 해 주지요.'

로버트 맥기(Robert Mckee·71) 미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교수는 마치 어디론가 달려가는 듯 허공을 응시하며 얘기했다. 그는 할리우드의 저명한 시나리오 전문가이자 스토리텔링의 세계적인 대가다. 그의 제자들이 수많은 아카데미상 트로피를 받았고 구글이나 GE 같은 세계적 기업이 그에게 컨설팅을 받았다.

서울 강남의 리츠칼튼호텔 스위트룸에서 만난 그는 백발에 등이 조금 굽어 있었다. 한국 방문이 처음이라는 그는 방이 좀 춥다며 옅은 갈색 재킷을 챙겨 입고 자리에 앉았다.

스토리가 무엇인지 한 문장으로 요약해 달라고 첫 질문을 던지자, 그의 주름진 입가에 살짝 미소가 번졌다. 그리곤 '음, 당신은 음악을 한 문장으로 말하라고 하면 뭐라고 답하겠소?'라고 거꾸로 물어왔다. 의외의 반문에 당황하자 그는 곧바로 '스토리는 우리의 작은 삶을 확장시켜 주는 훌륭한 장비'라고 답했다. 한 시간여 동안 그렇게 맥기의 이야기 세상에 빠져들었다.

'우리가 경험하는 세상은 아주 작습니다. 하지만 스토리를 통해 다른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험을 수천, 수만 번 반복하면서 우리의 작은 삶은 확장합니다. '나도 저렇게 할 것 같아' '어머, 나는 저러지 않을 텐데'라고 하면서요. 역사와의 관계에 대해 알게 되고, 무엇보다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해 깨닫게 됩니다. 스토리 없이 살게 된다면 우리는 매우 작은 존재가 될 것입니다.'

◇리더십의 요체는 스토리텔링

그는 리더십에도 스토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리더십의 요체는 상대방을 설득하고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그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스토리텔링입니다. 팩트(사실)만 나열해서는 상대방의 생각을 바꿀 수가 없어요. 데이터는 숫자일 뿐입니다. 리더는 팩트들을 갖고 이야기로 만들어내야 합니다. '우리가 이 일을 하면 이런 일이 일어날 거야. 지금은 이렇지만, 내일은 이렇게 바뀔 거야'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롬니는 팩트와 데이터만 갖고 말하는데 그래서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리더는 이야기를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설득합니다.'

그는 '나쁜 리더는 명령을 내리고 협박하고 조작하지만, 좋은 리더는 사람들에게 인간 대 인간으로 말하고 이해시킨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천 년 전에 항해를 하던 사람들은 지도도 나침반도 없이 어떻게 바다로 나갔을까요"라고 물었다. 그는 곧바로 스스로 답변했다. '그들은 스토리를 만들었어요. 검은 돌을 지나 오른쪽으로 꺾은 후 지는 해를 향해 가다 보면 새 떼가 나온다는 식으로요. 이야기의 작은 부분 하나하나가 지도였던 셈이죠.'

◇좋은 스토리와 나쁜 스토리

―좋은 스토리란 어떤 것인가요.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삶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첫째고, 강력해야 한다는 것이 둘째입니다. 많은 스토리가 진실이지만 강력하고 설득력 있게 전달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거짓 스토리가 매우 잘 포장돼 이야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세기 최고의 스토리텔러 두 사람은 처칠과 히틀러였습니다. 히틀러는 매우 효과적으로 이야기할 줄 알았지만, 진실을 이야기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것이야말로 나쁜 스토리입니다. 인간을 사실과 완전히 다르게 묘사하고 인생을 그릇되게 그리고 결국은 인간이 거짓된 삶을 살도록 이끄는 스토리입니다.'

―한국 문화 가운데 부족한 점이 있다면?

'세계적인 코미디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한국 문화를 세계화하는 데는 물론, 한국 사회에도 좋은 일이 될 것입니다. 코미디는 사회가 균형을 이루도록 해주기 때문입니다. 사회 조직들이 너무 커져서 사람들이 그들을 향해 웃지 못할 때 그들의 힘은 너무 커지고, 그들은 현실을 왜곡합니다. 코미디는 그런 거대 조직들을 우스꽝스럽게 만들어서 그들이 필요 이상으로 비대해지는 것을 막습니다.'

맥기 교수는 '경영진에 언더독을 납득시키기가 너무 힘들다"고 푸념했다. ''힘 있고 지배적인 회사로 비쳐서는 안 된다. 사람들이 돌아설 것'이라고 말하지만 잘 먹히지 않습니다. 경영진은 언더독이 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지만, 언더독이 작고 힘이 없어도 훨씬 똑똑하다는 점을 알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언더독에 자신을 동화한다는 것도요. '록키'같이 말입니다.'

[로버트 맥기는 누구인가?] 반지의 제왕 감독도 이사람 강의에 눈 번쩍

로버트 맥기(71)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교수는 아홉 살 때부터 연극 무대에 서기 시작했고 미시간대에서 영화를 전공했다. 서던캘리포니아대 학생을 대상으로 했던 1983년 스토리텔링 수업을 바탕으로 1984년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스토리텔링 세미나를 세계 곳곳에서 열면서 ‘스토리텔링 구루(guru· 스승)’로 일컬어진다. 영화감독 피터 잭슨, 영화배우 커크 더글러스를 포함해 5만명 이상이 그의 수업을 들었다.
  
한국기업들, 물건만 만들지 말고 드라마를 만들어라
| 기사입력 2012-11-07 03:09
 
 
 
로버트 맥기 미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가 스토리의 강력한 힘에 대해 설명하고있다. 그는 사람들을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스토리텔링이라고 말했다. /채승우 기자

스토리 못파는 한국 기업 -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입으로 팩트만 외쳐

제대로 팔줄 아는 일본 기업 - '우린 싸움에서 진 개입니다'… 가슴으로 감정에 호소

뭘 좀 아는 싸이 - '强者 비웃는 강남스타일 같은 노래, 더 많이 나와야"

'많은 소비자가 삼성전자의 로고는 알지 몰라도 '삼성이 무엇인지'는 모릅니다.'

맥기 교수는 '한국 기업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스토리를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은 팩트를 나열합니다. 배터리가 더 오래가고, 더 싸고, 기능이 더 좋고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컨슈머리포트(미국의 소비자 정보지)를 읽는 사람이라면 아마 그런 제품을 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사람들은 그냥 가게에 들어가서 물건을 삽니다. 그리고 그들은 브랜드나 제품에 어떤 세계가 구축돼 있어 마음을 파고드는 것을 삽니다. 한국 회사들은 어떻게 아우라(aura)를 만들어야 할지를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그는 한국 기업이 채택할 만한 스토리의 하나로 '언더독(und erdog·싸움에 진 개라는 뜻으로 약자를 의미)'을 추천했다.

'사람들은 대부분 언더독에 자신을 동화시킵니다. 애플이나 도요타는 사람들의 그런 심리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 처음 진출한 도요타는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우리는 더 안전하고 연비가 좋은 차를 만든다. 그런데 우리는 거대한 미국 자동차 회사들 틈바구니에 낀 언더독이다'라는 식이죠. '나는 남보다 더 노력하고 애쓰는데도 늘 얻고 싶은 것은 못 얻어'라고 믿는 수많은 중산층이 도요타에 감정적으로 끌렸고, 결국 도요타는 승리를 거뒀습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아시는지? 가사 내용이 부촌(富村) 강남을 비웃고 있습니다.

'바로 그게 언더독입니다. 더 많은 '강남스타일'이 필요합니다. 저는 어떤 조직이 너무 힘이 있어지면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직이 너무 커지면 사람을 비인간적으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김신영 기자 ]

애플과 비틀 대박의 비밀은 스토리텔링 스토리셀링
| 기사입력 2012-11-07 03:09
 
 
잡스는 스토리텔링의 천재, 애플 스스로 弱者로 내세워 거대 기업 MS와 비교 성공

'애플도 한때는 거의 회사가 없어질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좋은 제품을 갖고 있긴 했는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애플은 눈부신 스토리텔링으로 재기에 성공했습니다.'

맥기 교수는 스토리텔링에 성공한 대표적 기업으로 애플을 꼽았다. '애플의 스토리는 '언더독'이었습니다. 애플은 스스로가 약자라는 스토리를 만들었습니다. 작지만 사람들이 진정 원하는 것을 아는 영리한 회사라는 겁니다. 반면 경쟁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거인(巨人)이지만 사용자들이 뭘 원하는지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스토리를 만들었습니다. 애플은 언더독 스토리로 사람들이 애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애플은 계속 훌륭한 스토리를 만들어 냈습니다. 잡스는 스토리텔링의 천재였습니다.'

그는 또 하나의 성공 스토리로 폴크스바겐을 꼽았다.

'제가 젊었을 때 다들 미국 차만 샀는데, 독일에서 폴크스바겐이 들어왔어요. 갤런당 38마일의 연비에, 아주 작은 '비틀'이었습니다. 정말 미국적이지 않은 차였습니다. 하지만 폴크스바겐은 스토리를 만들었습니다. '젊은 사람을 위한 차, 아주 경제적인 차, 맵시 있는 차'라고. 히피(hippie·60년대 물질문명에 항거한 젊은이들 풍조)와 연결지은 것도 계획적이었어요. 그러자 대학생들이 비틀을 '버그(벌레)'라고 부르면서 타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멋진 브랜딩이었습니다.'

[김신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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