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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은 '위대한 유산'… 권위 있는 아버지 돼야

작성자
박두규
작성일
2013.07.05
조회수
4,757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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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은 '위대한 유산'… 권위 있는 아버지 돼야
 
| 기사입력 2013-05-27 03:01
김승완 기자

父子 정신과전문의가 말하는 바람직한 아버지상

아버지와 자녀의 오지 여행을 소재로 한 TV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MBC)가 인기를 끌며 '좋은 아빠'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엄격한 아빠, 친구같은 아빠, 무뚝뚝한 아빠, 장난기 많은 아빠…. 바람직한 아버지상(像)은 과연 어떤 걸까?

최근 풍부한 임상 사례를 바탕으로 육아 지침서 '스펙보다 중요한 내 아이의 자존감'(덴스토리)을 펴낸 '부자(父子) 정신과 전문의' 이무석(68·전 전남대 의대 교수) 박사와 이인수(39·이인수정신분석클리닉) 원장은 '앞으로는 '권위주의적인(Authoritarian)' 아버지보다 '권위 있는(Authoritative)' 아버지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인수 원장에 따르면 양자 간 차이는 '공감 능력 유무'에 있다. '권위 있는 아버지는 자녀의 감정을 잘 이해합니다. '엄격'와 '자상' 두 요소를 유연하게 활용하며 자녀 입장을 존중, 합의를 이끌어내죠. 반면, 권위주의적인 아버지는 자신의 힘과 지식을 과시하며 자녀를 통제하려 듭니다. 효율, 그리고 본인의 욕구와 이상을 우선시하다 보니 자녀와 좀처럼 감정적 교감을 이뤄내지 못하죠.'

이무석 박사는 '권위주의적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는 어른이 돼서도 권위적 대상에 불안감을 갖게 마련'이라며 '부모가 지나치게 이상적인 기준을 자녀에게 강조하면 자녀는 높은 수치심과 죄책감, 낮은 자존감과 자기 확신에 시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 부모 중 3분의 1가량은 자존감이 부족해요. 문제는 자존감이 대물림된다는 사실이죠. 남부럽잖은 사회적 성공을 이룬 사람도 자존감이 낮으면 행복을 느끼지 못해요. 반면,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평범하게 살아도 매사 자신있고 즐겁습니다.”

이인수 원장에 따르면 아버지의 역할은 자녀의 발달 단계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 “자녀가 만 10세 이전일 때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 시기까지 형성된 부자(부녀) 관계는 자녀가 성인이 된 후에도 유지되거든요. 이맘땐 자녀가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적절한 환경을 조성해주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자녀가 청소년기에 접어들면 아버지는 한 발짝 떨어져 조언자(advisor)가 돼주는 게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자녀의 사생활을 존중해주세요. 아이가 자신을 밀어낸다고 해서 ‘이제 내가 싫어진 걸까?’ 고민할 필요는 없어요. 그저 ‘나만의 세계’를 갖고 싶은 욕구가 강한 것일 뿐이니까요. 단, 아이가 ‘프라이버시’와 ‘비밀’을 헷갈리는 실수는 저지르지 않도록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자는 합리적 이유를 들어 상대가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는 일을 말하지 않는 거예요. 사사로운 감정과 생각, 친구들과 나눈 대화 내용 등이 여기에 해당하죠. 하지만 후자는 집단 따돌림이나 학교 폭력 등 부모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 걸 쉬쉬하며 입을 다무는 겁니다.”

이무석 박사는 “엄격함·무관심·무기력 모두 지나치면 자칫 자녀가 ‘아버지 결핍증’에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장기에 제대로 된 아버지를 경험하지 못한 아이는 평생 열등감에 시달립니다. 심한 경우 대인 기피 증세까지 보이죠. 아버지 없이 자란 아이가 전부 아버지 결핍증에 시달리는 건 아니에요. (아버지를 대신할) 외삼촌이나 할아버지의 존재만으로도 얼마든지 아버지의 부재를 이겨낼 수 있습니다. 그보다 심각한 건 ‘존재감 없는 아버지’예요. 특히 수험생에게 밀리는 아버지는 정말 큰 문제죠. 가정에서 아버지의 존재가 단단하고 흔들림 없어야 아이도 잘 자랄 수 있다는 사실, 명심하세요.”

'꾸준히 자기 관리하는 엄마로… 아이 '롤모델' 되세요"
| 기사입력 2013-05-27 03:01
 
 
 
'수퍼 워킹맘' 4인을 만나다

초·중학생 46.8% '일하는 엄마 좋아'

부족한 시간, 물질로 보상해선 안 돼

'6초 포옹하기'등 질적 양육 집중해야

신사임당(1504~1551)은 요샛말로 '수퍼 워킹맘'이었다. 조선 중기를 대표하는 유학자 이이(1536~1584)를 낳고 길렀을 뿐 아니라 그 자신도 시와 그림에 능한 예술가였기 때문. 맛있는공부는 기업 중역을 맡으며 자녀까지 잘 키워낸 '현대판 신사임당' 4인을 만났다. 이들은 지난 8일 서울특별시여성능력개발원이 발표한 '일하는 엄마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에 상당히 고무돼 있었다.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내 초·중학생 2012명 중 '일하는 엄마가 좋다'는 응답자는 46.8%(943명)였다.

원칙1|미안하면 끌려간다, 당당해져라

'친구들이 그러는데 엄마는 일 안 해도 되는 거래.' 이미재(45) 삼성전자 한국총괄 모바일영업팀 부장은 10여년 전 당시 유치원생이던 딸이 한 말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그는 올해 중 3 딸과 고 2 아들을 둔 워킹맘이다. '그 전까지만 해도 아이는 '일하는 엄마'를 당연하게 여겼어요. 하지만 유치원에 들어간 후 엄마와 늘 붙어 다니는 또래를 접하며 직장 일이 엄마의 '의무'가 아니란 사실을 깨달은 거죠. 그간 섭섭했던 마음이 폭발한 거예요.'

중 1 딸과 초등 6년생 아들을 둔 차재연(47) KT 자금담당·가치경영실 상무의 기상 시각은 오전 5시 30분이다. 6시면 아이들을 깨워 1시간가량 함께 영어 책을 읽거나 수학 문제를 푼다. 늘 최선을 다하는 그도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차 상무에 따르면 '시간 부족'을 '물질적 보상'으로 때우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대신 양육의 질(質)을 높여보세요. '아이와 포옹할 땐 반드시 6초 이상 투자하기' '틈날 때마다 자녀 교육서 정독하기' 같은 원칙을 정하는 것도 좋아요.'

 
 
 
가족이나 사회에 당당히 지원을 요청하는 것도 중요하다. 차재연 상무는 '우리나라 여성이 결혼 후 직장 생활을 계속하려면 반드시 다른 여성의 희생이 따른다"고 말했다. '전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 도우미 아주머니 안 가리고 수시로 도움을 받았어요.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경제적 부담을 떠안기도 했죠. 하지만 그건 자신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투자예요. 자녀의 성장기와 자신의 커리어 계발 시기는 겹치게 마련이니까요.'

원칙2|힘든 건 한 때… 포기하지 마라

이승희(48) LG CNS 전략IT사업팀 부장에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입생 아들과 서울시립대 10학번 딸이 있다. 남매를 키우며 이씨는 두 차례 육아 휴직을 신청했다. '주변 워킹맘을 보면 아이 봐줄 사람이 마땅찮을 때나 자녀 생활에 문제가 있을 때 십중팔구 사표를 내더군요. 자녀가 상급 학교에 진학하는 시기도 마찬가지고요. 제 첫 번째 육아휴직 기간 역시 아들이 초등학교 입학할 무렵이었어요. 처음엔 사표를 냈는데 당시 상사가 만류하며 휴직을 권하셨죠. 돌이켜 생각하면 그때 일을 그만두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이미재 부장은 '육아 문제로 힘든 건 아이가 초등 저학년일 때까지'라고 말했다. '딸이 초등 4학년이 됐을 때 '엄마 일 관둘까?' 물어본 적이 있어요. 딸의 대답은 단호한 '노(No)'였죠. 실제로 그즈음부터 아이가 절 자랑스러워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김미경(52)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사업개발부(BD) 전무는 각각 연세대 대학원과 서울시립대에 재학 중인 두 아들을 뒀다. 그에 따르면 워킹맘은 '자기 관리' 측면에서 자녀에게 더없는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오래전부터 오전 5시면 일어나 수영·테니스 등 새벽 운동을 꾸준히 해 왔어요. 종종 아이들도 대동했죠. 자녀에게 '자기 관리 잘해야 한다'고 잔소리하기 전 직접 롤모델이 돼주는 건 어떨까요?'

원칙3|학부모 인맥도 '노력하기 나름'

'학부모 모임'으로 대표되는 네트워크 문제에선 네 사람의 의견이 엇갈렸다. 이미재 부장과 차재연 상무는 직장 동료나 학교 동창에게서 자녀 교육 정보를 주로 취했다. 반면, 이승희 부장은 적극적으로 학부모 모임에 뛰어든 경우다. '아들이 중 3 때 전교 회장에 당선되며 울며 겨자 먹기로 학부모회장이 됐어요. '기왕 하는 것 열심히 하자'는 생각에 없는 시간도 쪼개어가며 이리저리 뛰었죠. 학부모 모임은 워킹맘도 퇴근 후 참석할 수 있도록 평일 오후 9시 이후 혹은 주말에 잡았고, 저와 비슷한 처지의 워킹맘에겐 수시로 연락해 '자주 못 올 것 같으면 (한 번 올 때) 밥이라도 사라'며 참여를 유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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