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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경쟁력만 확실하면, '국내파'도 글로벌 인재

작성자
박두규
작성일
2013.07.05
조회수
3,729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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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경쟁력만 확실하면, '국내파'도 글로벌 인재

동아비즈니스리뷰 128 호 (2013.05.24) / 최효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많은 직장인들은 ‘과연 내가 경력 관리를 잘하고 있는지’ 의문을 갖습니다. 인재 채용 및 경력 계발 전문 업체인 HR코리아가 실제 현장에서 체험한 일대일 코칭 사례를 토대로 경력 관리 수준 측정 및 개선 방안 등을 제시합니다. 직장인 및 전문가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바랍니다.
 
삼성전자는 해외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한국인 유학생은 물론이고 다국적기업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인재 영입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국내 근무 외국인 직원은 1000명을 넘었다. 현대차그룹과 한화, 두산 등 국내 주요 그룹 최고경영진이 해외에서 열린 채용설명회에 직접 참가하기도 한다. SK그룹은 영어와 중국어 등 외국어로 상시 채용 웹사이트를 개설해서 국적과 지역, 시기 등과 관계없이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 해외 인재 채용과정에서 화상면접을 보는 기업도 늘고 있다. 기업들이 글로벌 인재 발굴 및 영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해외 시장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은 규모가 작고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기업은 눈을 해외로 돌릴 수밖에 없는데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려면 글로벌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 유창한 영어 실력과 함께 창의력과 국제적인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
 

 
 
해외 시장 개척하려면 글로벌 인재가 필요하다
기업들이 인재전쟁을 벌이는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HRKOREA가 최근 기업의 인사담당자 164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인재를 영입하는 목적’에 대해 조사한 결과 48%가 ‘해외 시장 진출’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임원 채용(20%), 신규 사업 발굴(15%), 기술 이전 등 연구개발(11%) 등의 순이었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내부에서 현지 언어를 잘하는 직원들을 뽑아 파견했다. 하지만 이렇게 파견된 직원들은 현지 직원과의 융화에 실패하는 사례가 많았다. 또 현지 실정에 맞는 적절한 마케팅을 하지 못해서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할 때가 많았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해당 국가에 적응한 인재를 영입하거나 현지인을 채용하는 쪽으로 진출전략을 바꾸고 있다. 현지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단순히 현지 언어를 잘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업무지식을 바탕으로 현지 문화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국내 인재를 파견해서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었다.
 
 제약회사인 D사는 ‘외국인 유학생 장학생 선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D사는 중국과 베트남, 독립국가연합 등 해외 진출을 활발하게 추진했는데 이러한 사업에 필요한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려는 취지로 국내 외국인 유학생 가운데 장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선발된 장학생 중 희망자에 한해서 인턴사원으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기업의 문화와 가치 등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 우수 인턴사원은 정규직원으로 채용해서 국내 교육을 마친 뒤 현지 법인이나 지사에 파견하고 있다.
 
기업이 선호하는 글로벌 인재의 국적도 필요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선진 경영방식을 도입할 때는 미국과 유럽의 인재를 선호한다. 반면 제조업체들이 해외 시장 개척과 현지화 전략을 목적으로 할 때는 중국과 동남아 등 신흥시장의 인재를 영입한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의 인재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인건비로 수준 높은 인재를 데려올 수 있어서 중견기업들이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정보기술(IT) 분야의 개발 인력은 인도 출신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HRKOREA의 인사담당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영입한 글로벌 인재의 국적은 미국·캐나다(39%), 중국(21%), 유럽(13%), 인도(12%) 등의 순이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위한 현지 인재뿐만 아니라 국내 본사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임원을 영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외국인 임원 영입 초창기에는 충분한 검토를 하지 않고 이벤트성으로 이뤄져서 큰 효과를 내지 못했으나 최근 최고경영자가 영입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임원급 외국인 인재 영입에 노력하고 있다. 외국인 임원 영입은 해외 선진기업의 최신 경영방식을 도입하고 해외 소비자의 다양한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외국인 인재 영입이 연구개발과 디자인 등 일부 분야에서 벗어나 인사관리와 마케팅 등 다양한 영역까지 확대됐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국제적인 경쟁력 갖췄다면 국내 인재도 글로벌 인재
그렇다면 글로벌 인재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글로벌 인재는 금발 머리와 파란 눈을 가진 외국인 인재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국내 기업에서 일하면서 외국인과 거의 접촉하지 않는 일을 해도 글로벌 인재의 요건을 갖추면 커리어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 기업들이 원하는 글로벌 인재의 요건은 무엇일까. 글로벌 인재라 하면 우선 뛰어난 외국어 능력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외국어 능력은 하나의 도구일 뿐 목적이 될 수는 없다.
 
필자가 생각하는 글로벌 인재의 조건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글로벌 인재는 업무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업무전문성이란 학력과 경력 등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스펙이 아닌 자사의 제품·기술, 경쟁환경을 바라보는 직관력 등을 의미한다. 아직도 국내 기업들은 해외시장에서 낮은 인지도로 고전하고 있다. 회사의 제품·기술을 해외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알리고 설득할 수 있는 마케팅과 영업 능력이 필요하다. 둘째, 다양한 외국문화를 이해하고 소화할 수 있는 문화적 감수성이 필요하다. 기업경영의 글로벌화가 진행될수록 다양한 지역의 현지인과 소통해야 하는 빈도가 높아진다. 특히 해외지사를 설립하는 등 현지 시장에 진출할 때 현지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사업이 실패로 끝날 때가 많다. 인건비 문제로 중국에 생산공장을 설립한 제조업체인 B사는 현지인을 채용하기만 할 뿐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직원들이 제품을 빼돌리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중동에 진출한 게임회사인 C사는 이슬람 문화에서 금기인 기독교와 마술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게임을 출시했다가 손해만 입고 철수했다. 글로벌 인재는 현지 직원들과 함께 호흡하며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셋째, 꾸준한 학습과 국제적인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장상황과 기술적 변화에 대응하려면 이러한 능력이 꼭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은 불확실하고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정보의 교류가 빨라지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에서 앞서 나가려면 국제적인 변화에 민감한 인재가 돼야 한다.
 
기업이 글로벌 인재를 채용할 때는 3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 글로벌 인재가 꼭 필요하다는 인식을 먼저 가져야 한다. 해외시장을 개척하거나 선진기술을 도입할 때 이 같은 글로벌 인재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하지만 해당 기업에서 글로벌 인재에 대한 구체적인 필요성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뽑으면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둘째, 글로벌 인재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최고 수준의 글로벌 인재를 어렵게 영입하고도 이들을 100% 활용하지 못한 사례가 종종 나온다. 글로벌 인재가 국내 기업의 환경과 사고방식, 문화적 차이 등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인재가 국내 기업의 독특한 조직 문화에 막혀서 자신의 기량을 펼칠 수 없다면 인재를 영입해도 별다른 효과를 볼 수 없다. 이런 경우는 몸에 맞지 않는 비싼 옷을 걸친 것과 비슷하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인재 영입에 대한 경제성 검증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글로벌 인재를 뽑을 때는 인건비 외에도 채용 경비와 부대 비용 등이 만만치 않게 소요된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의 인재를 뽑을 때는 인건비가 낮다는 인식 때문에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인건비가 낮은 인재만 뽑으려고 하면 회사에 맞는 인재를 발굴하기가 쉽지 않다. 더 이상 우수한 외국어 능력과 해외 학위만으로는 글로벌 인재로 평가받기 어렵다. 글로벌 인재라면 자신만의 독특한 역량을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을 때 국내외 기업에서 자신의 몸값을 평가받을 수 있다. 또 기업은 글로벌 인재를 영입할 때 해당 인재가 제대로 적응하고 가치 창출하느냐를 검토한 뒤 해당 직위에 맞는 인재를 발굴해야 한다.
 
최효진 HR코리아 대표 0191choi@hrkorea.co.kr
최효진 대표는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SK그룹 회장실 비서실장과 SK텔레콤 해외사업본부장 및 글로벌 사업 추진 실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다이나믹 코칭 리더십> <그들은 어떻게 회사가 원하는 인재가 되었을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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