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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스트레스 (행복은 어떻게 현대의 신화가 되었나 )

작성자
박두규
작성일
2013.07.05
조회수
4,704
첨부파일
-

‘행복 스트레스’ 펴낸 철학자 탁석산 씨

A21면4단| 기사입력 2013-05-31 03:07

“우리사회 행복집착증 심각… 행-불행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동아일보]

“종교처럼 떠받드는 행복이 사실 텅 빈 개념일 수도 있고, 필요에 따라 악용돼 인생을 헛수고로 끝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철학자 탁석산 씨(53)가 맹목적으로 행복에 집착하는 현상을 분석한 ‘행복 스트레스’(창비)를 최근 출간했다. 그는 한국인들의 심리를 꿰뚫어 보는 책 ‘한국인의 정체성’ ‘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로 화제를 모았었다.

30일 만난 탁 씨가 이번에 던지는 화두는 행복이 신화가 되어버린 오늘날 과연 누가, 언제, 왜 행복을 퍼뜨렸을까라는 질문이다. “가정의 행복을 위해 회사에서 평생 일한 사람들이 왜 은퇴 후 공허함을 느낄까요. 회사는 ‘노동의 대가로 돈을 지급한다’는 말 대신 교묘하게 ‘행복’을 내세우고 있어요.”

그는 멘토들이 범람하고, ‘아프니까 ○○이다’라는 식의 말이 유행어가 되고, 종교인들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요즘 세태에 대해 “한마디로 현대인들의 행복 스트레스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지금 통용되는 행복 개념은 근대의 산물이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최상의 좋음’을 의미하는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로 행복론을 제시했지만, 이는 ‘신의 은총’ ‘운’과 비슷한 뜻으로 불가항력적인 힘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리고 ‘인간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계몽주의의 믿음이 근대사회를 지배한 뒤 신의 자리를 차지한 키워드가 개인적 쾌락의 의미를 내포한 행복이라는 것이다.

“‘국가가 개인의 행복을 보살펴야 한다’는 이데올로기가 내포된 개념의 행복은 200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공리주의가 행복을 측정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었고, 민주주의의 평등 개념 때문에 행복 신화가 모두에게 퍼진 겁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행복을 어떻게 만나야 할까. “행복 아니면 불행이라는 이분법의 틀에 갇힌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정부와 종교, 사회와 개인 전체가 행복에 집착하는 모습은 정상이 아닙니다. 좀처럼 얻기 어렵고, 얻었다 해도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에 누구나 강박적으로 ‘행복 스트레스’를 지닐 필요는 없습니다.”

탁 씨는 행복지상주의를 해결할 방법은 의외로 가까이에 있다고 했다. “행복의 구성단위를 개인, 이웃(가까운 사람들), 사회로 나눠 보는 관점이 필요합니다. 동료나 친구와 피상적인 관계를 맺지 않고, 적극적으로 삶의 경험을 나눠야 합니다.”

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

 
행복 스트레스 (행복은 어떻게 현대의 신화가 되었나 )
 
누가, 언제, 왜 행복을 퍼뜨렸을까?
행복전성시대의 모든 것을 말한다

정치권에서 비롯된 ‘국민행복시대’라는 말이 최근 들어 전사회적 쟁점이 되고 있다. 사실 행복은 일찌감치 자기계발의 주류 담론으로 자리잡아왔다. 소위 우리 사회의 멘토들도 너나할 것 없이 저마다의 행복론을 펼치고 있는 실정이다. 철학자 탁석산은 이번에 창비에서 출간한 『행복 스트레스』에서 맹목적으로 행복에 집착하는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행복 담론의 실체를 깊이있게 들여다본다. 저자는 현대인들에게 강요되는 행복 강박증을 ‘행복 스트레스’로 개념화하며, 우리가 종교처럼 떠받드는 행복이 사실 텅 빈 개념일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악용될 수 있으며, 우리 인생을 헛수고로 끝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애초부터 모든 것을 의심하는 철학자들이 우리 사회의 맹목적 행복 집착 현상을 분석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등장한 지 200년도 되지 않는 ‘행복’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시대의 키워드가 되었는지를 분석하고, 이런 사고방식이 어떻게 우리 삶을 왜곡하는지를 밝힌다. 그리고 행복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성찰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프롤로그행복이라는 거짓말
행복 때문에 불행한 사람들 | 청춘을 속이는 말들 | 행복 상인의 장삿속 | 국민행복시대의 국민행복 | 행복에서 벗어나기
제1부. 행복이라는 이상한 이름
01잡다한 행복 상인들
행복을 철학하다 | 심리학자의 처방전 | 행복 치료제를 팔다
02우리는 언제부터 행복을 원했을까?
행복을 발명하다 | 벤섬, 행복을 정의하다 | 행복을 측정하려는 이유
03행복이라는 이상한 개념
행복은 개인적 취향인가 | 행복은 관계에 있다 | 행복이라는 이상한 이름
제2부. 행복 신화를 만든 것들
04왜 모두 행복을 추구하는가
행복은 어떻게 세속종교가 되었나 | 행복지상주의를 만든 생각들 | 강요된 행복
05민주주의의 함정
행복의 메카를 찾아서 | 손쉬운 성공과 즉흥적 쾌락 | 생각할 여유가 없는 사람들 | 행복에 대한 집착
06개인주의와 행복
사회에서 분리된 행복 | 고독한 개인의 탄생 | 가짜 관계
07시장이 삼킨 행복
팔지 말아야 할 것을 판 댓가 | 추상화는 위험하다 | 부자를 위한 기부 | 체념에서 시작하라
08인간은 단순하지 않다
인간의 존엄성은? | 공리주의 윤리의 정수 | 회색지대의 행복
제3부. 행복을 다시 생각한다
09평등 없이 행복 없다
외로운 아빠를 위한 변명 | 지배하지 않는 만남, 이소노미 | 가까운 사람들 사이의 평등
10공동의 부가 토대인 사회
개인적인 이익은 낯선 개념이다 | 피라미드에서 원탁으로 | 공동의 부란 무엇인가? | 개천에서 용 타령은 그만
11예의가 우리를 구한다
좋은 관계 맺는 법 | 공중도덕은 낡은 말이라고? | 몸으로 하는 답례 | 시장주의에 맞서다
12좋은 삶을 위한 수행
마음대로 되지 않는 마음 | 마음의 주인이라는 환상 | 관점을 바꿔도 변하지 않는 것 |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방법
에필로그행복한 삶에서 좋은 삶으로
3분의 1 원칙 | 나와 주변을 모두 행복하게 하는 법 | 좋은 삶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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