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타분한 박물관은 '옛 말'…넥슨컴퓨터박물관, 즐길거리 '한 가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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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타분한 박물관은 '옛 말'…넥슨컴퓨터박물관, 즐길거리 '한 가득'| 기사입력 2013-07-09 05:32 | 최종수정 2013-07-09 07:08[가봤다] 애플 최초의 컴퓨터부터 미래형 슈팅게임까지 오랜 친구들과의 수다, 어릴 적 사진앨범 뒤적이기, 옛 기억으로의 여행 등 추억을 곱씹는 것 만큼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빠져들 수 있는 일도 드물다. 이달 말 개관을 앞두고 있는 제주도 '넥슨컴퓨터박물관'을 다녀 온 느낌은 마치 오래 알고 지내던 친구와 추억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이었다. '열혈경파 쿠니오군(1986년)', '테트리스(1988년)', '극상 파로디우스(1994년)' 등 추억의 오락실 게임에서부터 컴보이를 통해 즐기던 '슈퍼마리오', 온라인게임 '버블파이터'에 이르기까지 반가운 얼굴들이 한 데 모여 있었다. 이는 넥슨의 지주사 NXC에서 지난 4년간 준비해 온 프로젝트로, 현재까지 투입된 비용만 150억원에 달한다. 지하 1층~지상 3층에 이르기까지 각 층마다 부여된 컨셉에 따라 30여년 역사를 지닌 컴퓨터와 게임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담아내고 있다. ◆ 1층…컴퓨터는 극장이다 박물관은 크게 1층의 '웰컴 스테이지', 2층의 '오픈 스테이지', 3층의 '히든 스테이지, 지하1층 '스페셜스테이지' 등 4관으로 구분된다. '컴퓨터는 극장이다'라는 테마로 전시된 1층에서는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와 콘솔게임기, 마우스가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사인드, 그래픽 등 컴퓨터 기능의 발전과정과 그에 기여한 게임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놓고 있다. 특히 웰컴 스테이지의 한 가운데에는 1976년 애플의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만든 애플 최초의 컴퓨터 '애플 I'가 전시돼 있어 눈길을 모은다. 수작업으로 제작된 '애플 I'는 총 200여 대가 판매됐으며, 전세계적으로 현재까지 구동이 가능한 '애플 I'는 넥슨컴퓨터박물관에 보존된 것을 포함한 6대 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은 이 컴퓨터를 얻기 위해 지난해 6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 참가, 37억4500달러(약 4억3천만원)에 낙찰 받았다. ▲엥겔바트의 세계최초 마우스 복각본 ▲KOG 이종원 대표가 기증한 유닉스 워크스테이션 이밖에 '엘소드' 개발사로 잘 알려진 KOG의 이종원 대표가 기증한 유닉스 워크스테이션도 전시장을 지키고 있었다. 이 제품은 이 대표가 미국 유학시절 구매, 그의 창업 프로젝트인 물리엔진 제작 때 사용했던 것으로, 3D 영상과 가상현실 환경을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한 운영체제(IRIX)가 탑재돼 전문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었다. ◆ 2층…게임,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넘다 2층 오픈스테이지는 본격적인 체험형 기기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이 곳은 1970년대부터 현재, 미래에 이르는 슈팅게임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1978년 출시된 최초의 슈팅게임 '스페이스 인베이더'와 갤러그로 알려진 '갤라그', '울펜슈타인' 등의 게임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또 과거 뿐 아니라 체험형기기를 활용한 미래형 슈팅게임까지 한 자리에 모여 있어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특히 미국 게임전시회 'E3 2012'에서 화제를 모았던 가상현실 체험기기 '오큘러스 리프트'로 3차원 입체영상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눈길을 모았다. 또 오픈스테이지 한 켠에는 게임과 같은 소프트웨어 뿐 아니라 컴보이 등 하드웨어, 게임잡지를 수집해 놓은 '라이브러리'도 자리 잡고 있었다. ◆ 3층…컴퓨터, 일상을 변화시키는 즐거움 3층 히든 스테이지는 말 그대로, 다른 여타의 박물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곳이다. 박물관은 기본적으로 전시 외에도 연구와 보존의 기능도 수행하는데, 바로 이러한 기능을 하는 곳이 '랩(실험실)'과 '수장고(귀중한 것을 고이 간직하는 창고)'다. ▲오픈수장고 보통의 박물관들은 소장품의 가치나 보존율을 높이기 위해 수장고 등을 일반에 공개하지 않고 있는 데 반해 넥슨컴퓨터박물관의 경우, 이들 모두를 공개한 특이한 케이스다. 기존의 '보는 전시'에서 탈피, 관람객들과 함께 숨쉬는 박물관으로 만들겠다는 게 이들의 목표. 이를 통해 관람객들이 전시품들을 보다 가깝게 관람하고, 직접 소장품목 제안도 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넥슨컴퓨터박물관의 통 큰(?) 결정으로 관람객들은 역사적인 상징을 담고 있는 수 백대의 컴퓨터들을 가까이에서 보며 80년~90년대 PC프로그램도 추억할 수 있다. 이밖에 현재 우리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는 기기들도 직접 체험이 가능하다. 이중 미국 MIT 미디어 랩의 연구원들이 개발한 키트를 통해 과일, 물, 냄비, 사람의 몸과 같은 전도체로 자신만의 입력장치를 만들고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관람객들은 책상 위에 준비된 전도성 물체들을 활용, 자신만의 입력장치를 만들어 키보드의 상하좌우 화살표 키, 스페이스 바 등을 제어해 볼 수 있다. 또 제어 프로그래밍을 통해 특정한 동작을 설계하고 수행할 수 있는 레고로봇도 제작해 해보는 등 우리에게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는 다양한 기기들도 체험해 볼 수 있다. ◆ 지하1층…만지는 추억의 오락실 ▲세계 최초의 상용화 오락기 마지막으로 찾아간 박물관 지하 1층은 스페셜 스테이지로, 최초의 상업용 게임기 '컴퓨터 스페이스'부터 오락실 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수십여대의 다양한 아케이드 게임기가 자리잡고 있다. 특히 박물관 내에서의 모든 게임을 즐기기 위한 이용료는 입장시 지불하는 관람요금(성인 기준 8000원)에 모두 포함돼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류세나 기자 cream53@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