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학부모 성적열람 시스템'도입…학생들 '비상'
| 기사입력 2013-07-09 18:29
[머니투데이 이슈팀 강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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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학부모 성적열람 시스템/사진=고려대학교 |
고려대학교가 학부모가 직접 자녀들의 성적표를 확인할 수 있는 학부모 성적열람 시스템'을 도입해 학생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고려대는 9일 고대의 전반적인 소식을 접할 수 있는 KU고대뉴스를 통해 2013학년도 1학기부터 학부모가 직접 인터넷으로 상시 자녀 학생의 성적을 열람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성적표는 우편으로 발송되지 않는다.
학부모가 성적을 열람하기 위해서는 고려대 홈페이지(https://grade.korea.ac.kr)에 접속한 뒤 자녀의 학번과 이름, 주민번호를 입력해 조회할 수 있다.
성적조회는 이번 학기(2013년 1학기)뿐 아니라 전체학기 성적 조회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열람은 10일 오후4시부터 가능하다.
고려대는 시스템 도입에 대해 성적이 확정된 이후 신속한 성적확인 및 주소변경 등에 따른 성적표 분실과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학부모 성적열람 사이트에 접속하면 학번과 성명, 주민번호 뒤 7자리를 입력하는 학생정보란이 있다.
사이트에는 △최우등생은 당해학기 성적의 평점평균이 4.00(90점)이상 △우등생은 3.75(87.5점)이상이라고 적혀 있어 학부모를 위한 성적 기준 설명도 곁들여져 있다.
이와 함께 '학사경고' 등에 대한 해석도 붙어 있다. '성적경고'는 성적의 평점평균이 1.75(67.5점)미만이며 연속 3회 경고를 받은 학생은 제적된다는 안내도 설명돼 있다.
고려대의 학부모 성적 열람 시스템 도입에 대해 졸업생들은 '낮설다'는 반응이다. 3년전 고려대를 졸업한 김모씨(32)는 '학교 다닐때 학생회실에는 부모님에게 보여 드리기 힘든 성적표가 수십장씩 쌓여있었는데 부모전용 성적조회라니 낯설다"며 '재학생 일부는 '초상집' 분위기로 '올 것이 온 것'이라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고려대 졸업생 황모씨(29·여)는 '자녀들이 대학생이 돼서도 성적 때문에 학부모들이 학교에 쫓아온다더니 학교가 맞장구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려대의 성적 발송 시스템은 입학시 등록한 집주소로 발송되는 것이 기본. 하지만 과거에는 학생들이 인트라넷에서 집주소를 임의 수정 가능했는데, 상당수 학생들이 학과나 단과대 학생회실, 친구 자취방 등으로 주소를 옮겨 성적표를 빼돌리는 경우가 잦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성적표가 도착하지 않는다는 학부모들의 항의로 학교측은 학생 임의대로 보호자 주소를 수정하지 못하도록 했다. 주소 수정을 위해 대학 학사지원부에 직접 요청토록 했으나 올 들어서는 성적 발송 대신 '학부모 전용 성적조회' 시스템이 마련된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