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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 인터뷰 '1년 만에 모바일 기업 변신 … 한국 앱 개발자 지원할 것'

작성자
박두규
작성일
2013.07.10
조회수
5,437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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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모바일 기업 변신 … 한국 앱 개발자 지원할 것"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3-07-10 00:43 | 최종수정 2013-07-10 06:37 기사원문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 인터뷰

“마크(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가 이렇게 말한 적 있다. 몇 년만 늦게 창업했어도 페이스북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나왔을 거라고. 페이스북은 1년 새 모바일 기업으로 변신했다. 페이스북의 전략은 '모바일 퍼스트'다.” 전 세계 11억 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한 세계 최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셰릴 샌드버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최근 저서 『린인(LEAN IN)』의 홍보차 방한한 그를 만나 페이스북의 성장 전략과 국내 투자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삼성전자 임원들과 어떤 얘기를 나눴나(샌드버그는 4일 오전 출판 담당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오후에 삼성전자 임원들과 미팅을 했다).

 “양사 간의 미팅이라 공식적으로 말하기 곤란하다. 다만 삼성전자는 세계 제일의 휴대전화 제조업체고, 우리(페이스북)는 세계 제일의 모바일 기업이다. 삼성전자가 만드는 기기에 우리 앱을 담을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삼성전자가 페이스북의 핵심 파트너이긴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중소기업도 우리 플랫폼을 다수 사용한다. 100만 개에 달하는 광고주가 페이스북과 일한다. 여수수산이라는 회사는 자체 매출액의 90% 이상을 페이스북과 연계된 모바일 플랫폼에서 달성했다(삼성전자에 따르면 샌드버그는 삼성전자의 페이스북 마케팅이 단기간에 성공을 한 비결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실제로 삼성전자 모바일 페이스북은 2010년 5월 갤럭시S 첫 출시와 함께 개설된 이래 3년 만인 지난 5월 6000만 팬 숫자를 달성했다. 이는 글로벌 전체 기업 중에서 코카콜라에 이은 2위의 팬 숫자다).

당분간 '페북폰' 만들 계획 없어

 -시장에서는 HTC 말고 삼성전자에서 전용 스마트폰, 일명 '페북폰'을 내놓는다는 소문이 돌았다.

 “페이스북의 모바일 앱과 서비스는 다수의 휴대전화 제조사에서 지원한다. 삼성도 그중 하나다. 우리는 페이스북이 어디서나, 누구나, 어떤 기기로든 쓸 수 있는 범용 서비스가 되기를 바란다. 모든 앱 마켓에서 페이스북 앱을 서비스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다.”

 -분명히 하자. 페북폰이 삼성전자에서는 안 나온다는 의미인가.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 삼성전자를 포함해서 어떤 휴대전화 제조사와도 전용 단말기를 낼 계획은 없다. 페이스북 사용자 수가 11억1000만 명이다. 전용 단말기를 내놓으면 사용자를 인위적으로 제한할 수 있다.”

 -올 1분기 실적을 보면 페이스북의 모바일 전략이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올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8%가 늘어난 14억6000만 달러(약 1조6060억원)를 기록했다. 이 기간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고 매출은 12억5000만 달러(약 1조3750억원)였고, 이 중 30%를 모바일에서 거뒀다).

 “1년 사이에 페이스북은 모바일 퍼스트 기업이 됐다. 페이스북은 데스크톱 기반으로 시작했다. 1년 반 전에는 PC팀 엔지니어가 앱을 만들면 모바일 쪽 엔지니어가 와서 상황이 어떤지 물어보고 갔다. 지금은 반대다. 모바일 상품을 먼저 만들고 나서, 다른 쪽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검토한다. 1년 전 모바일 부문은 매출이 전무했지만, 지금은 전체의 30%가 모바일에서 나온다.”

이용자 5년 새 7000만 → 11억 명으로

 -페이스북 성장세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주장도 있다. 링크드인·트위터 등 경쟁사에 밀린다는 얘기도 있고.

 “페이스북은 급성장하는 분야(SNS)에서 리더다. 5년 전 마크와 입사 인터뷰를 할 때, 그는 앞으로 모든 사람이 소셜네트워크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공유하는 시대가 될 거라고 예측했다. 정말 그렇게 되지 않았나. 우리뿐 아니라 이 섹터에 있는 모든 회사가 성장했다. 링크드인도 트위터도 컸지만, 페이스북이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산업 전체가 급성장하다 보니 경쟁사가 출현하는 건 당연하다. 고무적인 건 우리 이용자가 늘었는데도 재방문율이 줄지 않고 오히려 늘었다는 점이다. 5년 전 입사 때 페이스북 이용자가 7000만 명이고, 그중 절반이 매일 재방문했다. 경영자적 관점에서 사용자 숫자가 늘면 재방문율이 떨어질 거라고 봤다. 지금 이용자가 11억 명이 넘는데도 60%가 매일 페이스북을 찾는다.”

1분기 광고 매출, 30%가 모바일서 나와

 -페이스북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본다면 왜 지난해 의무보호예수(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상장 후 일정 기간 동안 대주주 및 임원들의 주식 매각을 금지하는 제도)가 풀린 후 주식 34만여 주, 약 744만 달러어치를 매각했나.

 “주식을 조금 판 건 사실이다. 그런데 안 팔고 남은 주식이 훨씬 더 많다(그는 보통주 및 스톡옵션 등을 포함해 총 2700만 주를 갖고 있다). 페이스북의 미래는 낙관적이다. 앞으로 수십억 인구가 모바일 사용자가 됐을 때 페이스북이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이다.”

 -그런데 상장한 지 1년여가 지난 지금도 주가는 여전히 공모가(38달러)를 밑돈다(8일 현재 24.71달러).

 “나도 예전에 금융권에서 일했다. 시장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당신에게 저커버그는 어떤 의미인가.

 “마크가 나를 처음 찾아왔을 때, 그의 나이가 23살이었다. 다들 '정말 15살짜리 밑에서 일하고 싶으냐'고들 걱정했다. 그렇지만 그의 열정에서 시대를 앞서 가는 선구자라는 인상을 받았다. 마크와 같은 사람과 일한다는 건 행운이다.”

모바일 기반 잘 갖춘 한국 시장 매력 커

 -한국에서의 투자 계획은.

 “한국은 모바일 기반이 잘 갖춰져 있다. 우리 서비스를 시험할 수 있는 좋은 곳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직원 수도 두 배로 늘리는 등 한국 내 사업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또 개발자 생태계에도 관심이 많다. 스포츠 앱을 만드는 신타지아라는 회사는 페이스북 기반의 야구 게임('베이스볼 히어로즈')을 개발해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페이스북은 한국의 우수 개발자들이 앱을 전 세계에 서비스할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 될 수 있고, 그렇게 되도록 많은 지원을 하겠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전 세계적으로 리더는 거의 남성이다. 여자가 총리나 대통령인 국가는 전 세계 16개국에 불과하다. 여성이 리더 자리에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여자 어린이들에게는 모범이 될 수 있다.”

 -세계 영향력 있는 여성 톱10에 수년째 꼽히고, 가정과 직장 사이의 균형을 잘 잡고 조화를 이루는 것 같다.

 “정계보다 기업에서 남성 지배적인 문화가 더 심하다. 전 세계 주요 기업 경영자의 95%가 남성이다. 여자애가 활동적이면 '나댄다'고 나무라지만, 남자애가 그런다면 누구도 뭐라 하지 않는다. 남성은 가정과 일을 다 가져도 된다고 하지만 여성에게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 직장뿐 아니라 가정 내에서도 평등을 추구해야 한다. 한국에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 가사와 육아 노동의 정도가 4배나 많다고 하더라. 그런 문화부터 바꿔야 한다.”

 -한국의 여성들, 특히 워킹맘들에게 한마디.

 “린인(Lean in). 뛰어들어라.”

글=고란, 사진=오종택 기자

셰릴 샌드버그(44)는

학력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와 경영대학원(MBA) 졸업

경력 맥킨지 경영 컨설턴트, 미 재무장관(래리 서머스) 비서실 실장, 구글 글로벌온라인운영 부회장 등

연봉 '2012년 최고 연봉 여성' 3위 3096만 달러(약 350억원, 포춘)

위상 2013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6위(포브스)

2012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선정(타임)

'미래 여성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강연·저술 '왜 여성 리더는 소수인가'(2010년 TED 강연, 조회 수 200만 돌파)

고란.오종택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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